김창익기자
행정공제회가 매입한 템스코트 빌딩 전경
앞서 지난 1월 우리나라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는 런던 영란은행(BOE) 맞은편 5층 빌딩 '바솔로 로메오'를 약 1300억원에 매입했다. 중국 농업은행과 교통은행이 임대해 쓰고 있는 건물이다.국내 연기금의 런던 빌딩 투자 중 최대 규모는 2009년 국민연금이 사들인 'HSBC타워'다. 런던 금융의 중심, 카나리워프를 상징하는 이 빌딩 매입에 국민연금은 1조5000억원을 투입했다. 국내 기관의 해외 부동산 직접 투자 사상 최대 규모다. 국민연금은 런던 시내 '40 그로브너 플레이스(1730억 원)'와 '88 우드 스트리트(1850억 원)'도 사들였다.교직원공제회, 삼성생명, 대한생명 등도 런던 소재 빌딩 매입을 추진하거나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왜 '런던 빌딩'을 살까?= 연기금 등이 빌딩 매입에 나선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대체투자에 눈을 돌리면서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투자에서 큰 손실을 보게 되자 부동산 등 대체상품에 투자 규모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KIC의 경우 2008년 메릴린치에 20억달러를 투자했다 큰 손실을 입기도 했다. 런던 빌딩은 대체투자를 늘리려는 국내 연기금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위기 후 자산매각에 나서는 글로벌 금융사들이 늘면서 런던에서 괜찮은 가격의 매물이 심심치 않게 나와 투자여건도 좋다.국민연금이 1조5000억원에 매입한 HSBC타워 전경
특히 런던은 글로벌 금융중심인 미국 뉴욕 맨해튼이나 국내 상황과 차별되는 투자 메리트가 장점인 것으로 지목된다. 우선은 빌딩 투자수익률이 높다. 입지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서울 강남에 비해 임대수익률이 1~2%포인트 정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의 임대수익률은 보통 4% 정도다. 또 임대차 계약이 10년 단위의 장기간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이에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 행정공제회 관계자는 "5년이 지나면 임대차 계약 조건을 갱신할 수 있는데 현지 법규상으로는 임대료를 올릴 수만 있다"고 말했다. 임대인에게 상당히 유리한 조건인 셈이다. ◆다양한 절세비법= 연기금의 런던 빌딩 매입엔 특히 다양한 절세 비법이 동원돼 주목된다. 행정공제회가 매입한 템스코트는 미국계 자산운용사 아폴로가 만든 프로젝트회사(SPC)의 소유였다. 행정공제회는 국내에 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설립해 이 펀드가 SPC 지분을 일정부분 인수하고 나머지는 SPC에 대한 대출 형식으로 빌딩을 매입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