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신임사장에 민간기업 출신 내정.. 임대주택.부채 등 과제 많아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인 SH공사 사장에 이종수 전 현대건설 사장이 내정됐다. 서울시는 이 내정자에 대한 신원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조만간 공식으로 임명하기로 했다. 유민근 전 사장이 물러난 뒤 적임자를 찾지 못한지 3개월여만이다.박원순 서울시장과 성향이 다른 민간건설사 출신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건설관련 사업을 수행해야 하는 공사의 특성상 건설사 CEO 출신이 전임 사장에 이어 낙점됐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특히 박 시장의 임대주택 8만가구 달성을 위해서는 '실전 노하우'를 지닌 인물이 더 필요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서울시는 추진력을 바탕으로 내실을 중시하는 이 내정자의 경영 스타일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여년간 현대건설에서 기획, 관리, 재무, 인사, 해외업무 등을 두루 거치며 쌓은 노하우도 인정받았다. 박 시장이 신임 사장에 기대하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이다. 17조원이 넘는 부채를 줄이는 동시에 임대주택을 늘려 공익성도 높이는데 '구조조정 전문가'가 가장 적합하다 판단한 것이다. 게다가 전임 시장보다 2만가구를 더 내놓겠다고 약속한 임대주택 공급안 역시 구체적인 내용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서울시 관계자는 "SH공사의 경영전반을 이해하고 서울시와 가교역할을 할 적임자로는 내부인원이 적합할 수도 있지만 부동산 시장과 관련된 업무가 많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이다보니 이번에도 민간 출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고 말했다.하지만 수익과 공익을 동시에 높이는 난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와 이 내정자에게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지난해말 SH공사의 부채총액은 전년대비 1조2939억원 증가한 17조5254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010년 360%에서 2011년 313%로 개선됐지만 매출액은 2010년 3조2905억원에서 2011년 2조7099억원으로 5000억원이나 감소했다. 추가적인 부채감소를 기대하기는 힘들어진 상황이다. 임대주택 8만가구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공급책도 내놔야한다. 박 시장은 공공임대 3만2000가구, 장기전세 2만8000가구 등의 큰 틀만 공개해 놓고 있다. 시장에서는 보금자리지구내 분양물량을 줄이는 대신 임대물량을 늘리는 방안이나 장기전세주택의 대안으로 내놓은 전전세 주택 '장기안심주택' 등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서울시가 잡아놓은 올해 임대주택 계획물량 1만3000가구 중 상반기에 공급하겠다는 1만가구 목표를 아직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한편 이 내정자는 현대건설 사장 당시 박 시장이 공동대표로 있던 아름다운 가게를 후원한 바 있다. 또한 2007년 현대건설 창립 60주년 행사를 통해서는 직원들과 함께 아름다운 가게를 운영하며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내정자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건설 전무, 사장을 거쳤으며 효성그룹 건설부문 진흥기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한 후 한미글로벌 부회장으로 재임해 왔다. 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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