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백종민 기자, 박병희 기자]'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요즘 우울하다.버핏이 오랫동안 쥐고 있던 코카콜라는 버핏의 투자원칙에 반하는 주식분할을 추진 중이고 버핏이 투자해 유명세를 탄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비야디(BYD)는 적자 우려가 제기되며 '투자의 귀재' 버핏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핏이 투자했던 항공기 임대 회사가 부자 고객을 위해 국회에 대규모 로비를 했다며 부자 증세를 주장한 버핏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었다.올해 83세에도 믿기 힘들 정도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던 버핏이지만 최근 전립선암 진단을 받으면서 건강마저 버핏을 괴롭히고 있다.◆코카콜라, 버핏과 갈등 예고?= 세계 최대 탄산음료 제조업체인 코카콜라가 주식분할을 추진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식분할이 기업을 희생하고 증권사만 살찌우는 '소치기기'라고 생각하는 버핏을 설득하는 일이 난제가 될 전망이다.블룸버그통신은 26일(현지시간) 코카콜라 사상 11번째 주식분할을 추진하는 무타 켄트 코카콜라 회장이 150억달러어치의 주식을 보유한 버핏과 상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켄트 회장은 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주식분할 계획을 설명했고 주주들은 환영의 박수를 보냈다. 켄트 회장은 시장에 주식물량을 늘려 다수 투자자와 기관이 코카콜라 주식을 보유할 수 있도록 분할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그러나 버핏은 주식분할 자체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는 1984년 서한에서 "주식분할은 기업을 희생시키고 브로커들만 살찌우는 단기 전략"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투자자들은 딜러에게 좋은 게 고객에게 좋은 것은 아니며, 과도하게 활발한 주식시장은 기업 소매치기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버핏이 주식분할을 반대하는 탓에 그가 소유한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A 주가는 25일 11만9700달러의 고가에 장을 마감했다.코카콜라 이사이자 버핏의 아들인 호워드 버핏이 주주총회에서 찬성표를 던진뒤 "아버지께서 뭐라고 말씀하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버핏은 이날 주주총회에 보낸 비디오 테이프에서 주식분할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자신이 "코카콜라와 70년 이상 관계를 맺어왔다"면서 "2억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한 주도 팔지 않았다"고 밝혔다.◆BYD 적자 우려…넷젯 로비 논란=BYD는 투자의 귀재라는 버핏에게 오점을 남기고 있다.BYD는 25일 홍콩 증권거래소 보고서를 통해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최대 95%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BYD는 올해 1·4분기 순이익이 2700만위안을 기록해 전년 동기의 2억6670만위안보다 90% 줄었다고 밝히며 올해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를 1380만~6880만위안으로 제시했다. 2분기 적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BYD측은 태양전지 사업부 대규모 손실이 1분기 순이익 급감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BYD은 "글로벌 태양에너지 시장이 계속 위축되면서 태양전지 제품 가격이 상당히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BYD는 올해 1분기 자동차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든 10만8755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소형 제트기 임대 회사 넷젯도 버핏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이 회사는 비행기를 임대하거나 구매하는 고객들의 요금을 깎아주기 위한 국회 로비에 지난 3년간 100만달러나 되는 자금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버핏이 부자 증세를 강조했지만 정작 그가 투자한 업체는 부자들을 위해 국회에 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버핏은 이번 로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버핏의 대변인은 밝혔다. ◆전립선암 진단, 후계자 논란 다시 불거져= 버크셔 해서웨이 후계자를 둘러싼 논란도 버핏의 고민거리다. 후계자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최근 버핏의 건강 문제가 불거지면서 확대되고 있다.버핏은 지난 17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자신이 전립선암 1단계 진단을 받았다고 알렸다. 그는 주치의가 "생명에 위험한 수준이 아닌 데다 병세가 악화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7월 중순부터 두 달에 걸친 방사능 치료를 받을 계획이다. 여행에 제한이 있겠지만 일상 생활에는 변화가 없으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큰 문제는 없다고 했지만 후계자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됐다. 버핏도 현재 "몸 컨디션이 좋다"면서 "상태에 변화가 생기면 주주들에게 즉시 알리겠다"고 여운을 남겼다.버핏은 2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연례 서한에서 누구인지 명기하지 않은 채 자기 후계자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진만 후계자가 누구인지 알고 있으며 후계자가 경영을 맡아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 변함없이 굴러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백종민 기자 cinqange@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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