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내가 친근하게 '이제부터 짐(JIM)'이라 부르겠다고 하니, 내게 아주 정확한 한국말로 그러더군요. '박 선배 앞으로 잘 부탁해요'라고."김용 신임 세계은행(WB) 총재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남다른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김 총재의 영어 풀네임은 '짐용김(Jim Yong Kim)'. 박 장관은 여기서 한 음절을 따 김 총재를 '짐'으로 부른다. 아주 격의 없는 사이에서나 가능한 호칭이다. 박 장관은 18일 오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런 일화를 소개했다. 개인적인 얘기를 잘 하지 않는 박 장관에게 여간해선 듣기 어려운 후일담이다. 김 총재와 박 장관이 급속도록 가까워진 건, 이달 초 김 당시 총재 후보자가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청 투어'를 다닐 때부터다. 김 총재는 7개국 순방길에 한국에 들렀고, 아침식사를 같이 했던 박 장관은 전적인 지지를 보냈다. 김 당시 총재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코리안 루트(한국적 개발 경험)'를 자랑스럽게 여긴다"며 "WB에서 일하게 된다면, 아주 큰 강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으로 두 사람은 짧은 시간 동안 깊은 우정을 키웠다. 박 장관은 "WB 총재로 최종 낙점된 후 페루 리마에 가있던 김 총장이 현지시간으로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에 전화를 걸어왔더라"며 "(아마 나 뿐아니라 여러 장관들에게 전화를 걸었을텐데)한국인 특유의 성실한 DNA가 있는 것 같다"며 칭찬했다. 오는 7월 1일 취임하는 김 총재도 화답을 위해 취임 전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김 총재는 선임 과정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 한국 정부와 한국에 깊은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하지만 현 로버트 졸릭 총재의 고별 무대가 될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 자리에는 나타나지 않기로 했다. 현 총재에 대한 신임 총재의 배려다. 한편 박 장관은 19일 오후(현지시간) 졸릭 현 WB 총재 외에 멕시코, 중국, 캐나다, 미국 재무장관을 잇따라 만나 양자회담을 벌일 예정이다. 박연미 기자 ch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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