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바람의 아들’ 이종범(KIA)이 그라운드를 떠난다.이종범은 31일 광주 한화전 뒤 가진 선동렬 KIA 감독, 김조호 단장 등 코칭스태프와의 면담에서 은퇴 의사를 내비쳤다. 올해 42살인 그는 올 시즌 리그 최고령 선수로 등록되는 등 현역생활을 계속 이어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개막을 일주일여 앞두고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돌연 은퇴를 선언, 생애 20번째 시즌에 발을 담그지 못하게 됐다. 주된 배경으로는 1군 엔트리 제외가 손꼽힌다. 야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종범은 최근 코칭스태프로부터 개막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는 통보를 전달받았다. 한 야구관계자는 “전지훈련에서 충분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데다 시범경기에서도 무난한 성적(12타수 4안타)을 남겨 코칭스태프의 결정을 납득하지 못하는 듯 보였다”라고 전했다. 향후 진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종범은 “며칠간 생각을 한 뒤 향후 거취에 대해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이종범은 KIA(전신 해태 포함)는 물론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적인 타자 가운데 하나였다. 1993년 해태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해 타율 2할8푼 16홈런 73도루를 기록, 돌풍을 예고했다. 그해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이종범은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해태는 그 뒤에도 이종범의 매서운 배트와 빠른 발에 힘입어 세 차례 더 한국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종범이 가장 빛난 건 1994시즌. 팀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타격 4관왕에 등극하며 MVP, 골든글러브 등을 모두 거머쥐었다. 이종범은 1997시즌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한 뒤 이듬해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즈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그러나 투구에 맞아 생긴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고전을 거듭했고 결국 3년 반 뒤인 2001년 KIA로 이적하며 국내무대로 돌아왔다.
그는 바로 재기에 성공했다. 복귀 첫해 타율 3할4푼을 기록했고 2002년과 2003년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03년에는 도루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나이에 따른 기량 하락으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은 점점 많아졌고 팀 내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이는 2009시즌 연봉 삭감의 고배로 연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종범은 그해 재기에 성공,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에도 고참으로서 그라운드에서 성실함과 끈기를 선보여 많은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 지난해 7월 기록한 한국, 일본 통산 2천 안타 돌파는 그 대표적인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종범은 지난해까지 한국무대에서 총 1706경기에 출전했다. 그 속에서 남긴 성적은 타율 2할9푼7리 1797안타 194홈런 510도루 730타점 1100득점 등이다.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아시아경제 & 재밌는 뉴스, 즐거운 하루 "스포츠투데이(stoo.com)">
대중문화부 이종길 기자 leemea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