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 '정보공개 수위 높일 것' VS 은행 '경쟁력 저하·금융시장에 부정적..수위 제한해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번달 중순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대형 미국 은행들과 결과 공개 수위를 두고 마찰을 빚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FRB는 이르면 다음주 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인데 처음으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공개가 이뤄졌던 지난 2009년보다 정보 공개 수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기시 은행들이 얼마나 견딜수 있는지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데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FRB에서 은행 감독 문제를 다루고 있는 대니얼 태룰로 FRB 이사는 지난해 11월 한 연설에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투자자나 거래 상대방들이 각 금융기관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은행들은 지나친 정보 공개는 은행들의 경쟁력 문제와 직결될 수 있다며 FRB가 정보 공개 수위를 제한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대형 미국 은행들이 소유한 청산결제협회(CHA)는 이달 초 FRB에 서한을 보내 추가적인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미국 금융시장에 예상치 못한 부정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경고를 전했다. 또 은행측은 2010년 통과된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안에 따라 스트레스 테스트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에 대한 규정을 FRB가 아직 만들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난 2009년 1차 스트레스 테스트 때보다 FRB가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FRB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그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고 은행들에만 그 결과를 넘겨줬고 은행들이 일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많은 은행 관계자들은 이러한 방식을 취할 경우 일부 은행들이 FRB의 추산과 맞지 않는 결과에 대해 자체 분석 결과를 공개할 수도 있다며 허점이 있다고 말했다.이에 FRB는 지난해 11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하겠다고 밝혔고 직후부터 정보 공개 수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500억달러 이상 자산을 가진 십 수개 은행 관계자와 FRB측이 정보 공개 수위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이 이뤄지기도 했다.FRB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공개 전 은행들에 예비 결과를 통보해주고 은행들이 FRB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09년 스트레스 테스트가 처음 실시됐을 때 예비 결과를 통보받은 일부 은행들은 이의를 제기해 조달해야 할 자금 규모를 수십억 달러 줄인 바 있다. FRB는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통해 은행들의 배당금 증가나 자사주 매입에 대한 승인 여부도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 1년간 대형 미국 은행들은 자금을 확충해왔고 대부분의 은행들이 배당금 증가나 자사주 매입 승인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은행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낙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이전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 테스트 자체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위기 후 은행과 감독당국은 은행의 배당금 삭감과 자사주 매입 제한, 은행의 위험 투자를 제한하는 볼커 룰이 포함된 도드-프랭크 금융개혁법안 등의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사사건건 충돌을 빚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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