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뒷심부족 女골프···'弱韓民國' 징후인가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한국낭자군'이 3개 대회 연속 우승 문턱에서 제동이 걸렸다. 연초부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등 전 세계 무대에서 융단폭격을 퍼붓고 있지만 막판 '2%'가 부족한 모습이다. 19일(한국시간) 태국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LPGA타일랜드에서는 '부활'을 노리던 신지애(24ㆍ미래에셋)가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의 벽에 막혀 3위에 그쳤다. 한 때 1타 차까지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국의 뒷심부족은 2주전부터 시작됐다. LET 2012시즌 개막전인 호주여자마스터스 최종일 3타 차 선두로 여유있게 출발했던 유소연(22ㆍ한화)이 제자리걸음을 걸으며 결과적으로 무명 크리스텔 부엘리용(네덜란드)에게 예상 밖의 역전패를 당했다. 1주일 뒤 올해부터 LPGA투어로 편입된 호주여자오픈에서는 유소연과 서희경(26ㆍ하이트)이 '6명 연장전'에 합류했지만 '루키' 제시카 코다(미국)에게 또 다시 분루를 삼켰다. 이 대회에서는 특히 유소연과 서희경이 72번째 홀에서 각각 1m와 1.2m짜리 우승 파퍼팅을 어이없이 놓치면서 연장전에 끌려 들어갔다. 두 선수의 치열한 우승 경쟁이 한국낭자군 전체에는 악영향을 미친 셈이었다. 지난해에도 비슷했다. 최근 10년간 매년 10승 안팎의 승수를 기록했던 한국 낭자군은 지난해 유소연과 최나연, 박희영(25ㆍ하나금융)이 수확한 3승이 전부였다. 그러나 24개 대회 가운데 준우승은 무려 12차례나 됐다. 물론 '新 골프여제' 청야니의 막강한 경기력이 다른 선수들을 주눅 들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청야니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7승, 전 세계에서 무려 12승을 일궈내는 가공할만한 파워를 발휘했다. 이번 대회 역시 최종일 6언더파를 몰아친 청야니를 상대할 적수가 없었다. 몸무게를 줄이면서 비거리가 더 늘었다는 청야니가 올 시즌 역시 세계를 지배할 것임은 분명하다.하지만 한국선수들의 뒷심 부족도 문제다. 박세리와 김미현(35), 박지은(34)에 이어 '세리 키즈'가 맹활약했지만 이제는 적지 않은 상금을 벌어들이면서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도 들린다. 신지애는 실제 "이룰 것을 다 이루자 새로운 목표 선정이 어려웠다"고 했다. 당연히 '멘털'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우승에 대한 절실함이 더 필요한 때다. 손은정 기자 ejs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손은정 기자 ejs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