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회장으로 출장 일정 끝났다… 외환銀 노조에 내 진심 보여주고 싶다
[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승부사', '비즈니스의 달인', '카리스마 김', '인수합병(M&A) 귀재'.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따라다니는 수식어다.한국 금융산업에 한 획을 그은 그가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1965년 한일은행에 입행하면서 금융과 인연을 맺었으니 47년만이다.15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김 회장은 "이번 미국출장은 하나금융 회장으로서 수행한 마지막 업무"라고 했다.이어"그래선지 감회가 남다르다. 홀가분 한, 그런 기분이 든다"고 그는 말했다. 하나금융 회장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뜻을 밝힌 이후 재차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다.차기 하나금융 회장에 대해서도 그는 "나는 이제 물러나는 입장이기 때문에, 내가 말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했다. 사임할 뜻이 확고하다는 것을 그의 말에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사전 언질 없이 지분을 매각한 골드만삭스에 대해서는 서운함을 표명했다. 좀처럼 사적인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그의 스타일을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하나금융의 산 역사나 다름없는 김 회장의 금융 이력은 이렇다. 그는 1971년 신설 회사인 한국투자금융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했다. 김 회장은 한국투자금융 증권부장, 영업부장, 상무, 전무, 부사장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를 섭렵했다.1991년 역사적인 일이 터진다. 한국투자금융이 하나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것이다. 단자회사인 한국투자금융이 은행 즉 제1금융권으로 점프한 것이다.은행 전환과 동시에 김 회장은 하나은행 전무로 발탁된다. 본격적인 뱅커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김 회장이 하나은행장에 오른 것은 지난 1997년. 그의 나이 54세때다.하나은행장을 맡으면서 그의 인수합병(M&A) 능력은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1998년 충청은행을 시작으로 1999년 보람은행, 2002년 서울은행에 이르기까지 거침없는 M&A 행보를 보였다.2012년 외환은행 인수까지 하면 모두 4개 시중은행을 인수한 것인데 이 때부터 M&A 귀재, 승부사란 수식어가 그의 이름 뒤에 따라다니기 시작했다.그의 하나금융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로 종료된다. 이제 남은 건 외환은행 직원들을 아우르는 일만 남았다.피곤한 12시간의 긴 비행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은 "내일 외환은행 노조와 만나기로 했다"며 16일 스케줄을 확인했다. 비행 내내 외환은행 직원들의 얼굴을 지울 수 없었나 보다.김 회장은 "외환은행 직원들과 진심을 가지고 이야기 하면 서로 통할 것"이라고 했다. 외환은행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외환은행 지분을 인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그는 경험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 출입국관리소를 통과하는 김 회장의 뒷모습은 어둡지 않았다. 조영신 기자 조영신 기자 asch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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