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해 11월29일 파산보호를 신청한 미국 아메리칸 항공의 모기업 AMR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 톰 호튼이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두둑한 배짱을 과시했다. 내로라하는 미국 항공사들이 모두 아메리칸 항공을 집어삼킬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호튼은 오히려 AMR이 사냥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호튼은 미국 항공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파산보호 상태에서만 벗어나면 어려움에 빠진 라이벌 업체 인수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튼은 지난 3일 미국 뉴욕 블룸버그 본사에서 있었던 인터뷰 자리에서 "우리가 업계에서 하나의 세력이나 잠재적인 통합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AMR은 올해 독자적으로 파산보호 상태에서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다고 호튼은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델타항공과 US항공의 AMR 인수 시도를 거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그는 "우리가 다른 어느 누구와 합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치 않는다"며 "합병할 기회는 매우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M&A 광풍에 비껴나있었던 AMR이 향후에는 M&A를 시도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M&A 광풍에서 비켜나있는 동안 여객수송실적 기준으로 미국 1위였던 아메리칸 항공의 순위는 3위로 밀려났다.호튼은 인수 가능 대상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부했다. 아울러 최근 제기되고 있는 US항공에 의한 피인수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최근 US항공이 유나이티드 항공과 델타 항공과의 합병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고 지적했다.유나이티드와 델타 항공은 최근 M&A 광풍 속에서 US항공이 아닌 다른 짝을 찾아 몸집을 불렸다.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미 항공업계에서는 4차례의 AMR과 상관없는 대형 M&A가 잇달아 성사됐다. US항공은 파산 상태에서 벗어났던 2005년 아메리카 웨스트 홀딩스와 합병했다. 델타항공은 2008년 노스웨스트 항공을 인수했고, 2010년에는 유나이티드 항공이 컨티넨탈 항공을 인수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도 에어트랜 홀딩스 인수에 합의했다. M&A 광풍이 몰아친 후 현재 유나이티드 컨티넨탈 항공과 델타항공이 미 항공업계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AMR에 더욱 괴로운 문제는 경쟁업체들은 최근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고 있는 반면 AMR은 아직 2008년부터 시작된 적자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튼은 아라메칸 항공이 연금 삭감, 20억달러 비용 절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항공 부문 애널리스트는 "AMR은 독립적으로 남을 의도임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며 "AMR은 파트너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AMR은 강력한 네트워크, 운항 노선도 많고, 법인들과 관계도 강력하다"고 덧붙였다.2010년 7월 AMR의 사장을 맡았던 호튼은 지난해 11월 파산보호 신청에 반대하다 사임했던 제라드 아페이의 뒤를 이어 AMR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선임됐다. 호튼은 1985년 AMR과 인연을 맺어 금융 부문에서 다양한 업무를 소화했다. 2000년 1월에는 AMR의 선임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선임됐다. 2002년에 ARM을 떠나 대형 이동통신사 AT&T로 옮겨 부사장 겸 CFO를 지냈고 2006년 3월 AMR로 되돌아와 다시 부사장 겸 CFO 업무를 맡았다. 호튼은 텍사스주 웨이코의 베일러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댈러스의 서던메소디트스대학 칵스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현재 퀄컴과 칵스 비즈니스스쿨 사외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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