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이 설을 맞아 비슷한 형태의 외화선물세트를 내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외화선물세트는 외환은행이 지난 2007년 어린이 설 세뱃돈 용도로 만들어 매년 판매해 왔으나 2010년 신한은행이 비슷한 형태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외환은행은 자행의 독자상품을 신한은행이 베껴 '불쾌하다'는 입장인 반면 신한은행은 '무슨 상관이냐'는 반응이다.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 16일 미국 달러와 EU 유로, 호주 달러, 중국 위안화 등 5개국 화폐로 구성된 '외화세뱃돈세트'를 내놨다. 은행은 특허청에 실용신안등록(제 20-0436363)을 해 국내은행 중 외환은행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런데 하루 뒤인 17일 신한은행이 홍콩 달러와 미국 달러, 영국 파운드, 호주 달러 등으로 구성한 '외화선물세트'를 출시했다. 외화의 종류와 구성이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같은 콘셉의 선물세트다. 일종의 베끼기 상품인 셈이다.외환은행의 실용신안등록에 대해 신한은행측은 "외환은행이 단순히 지폐를 묶어 판매하는 것과 달리 신한은행은 세트 구성에 따라 화폐들을 각각 다른 스토리(이야기)로 꾸몄다"며 "변리사 등을 통해 법률자문도 완료했고, 지난해에도 문제없이 판매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신한은행은 실용신안등록에는 실패했다. 외환은행이 구성과 내용이 비슷한 형태의 외화세트로 이미 등록을 완료해 같은 내용으로 다른 실용신안등록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외환은행측은 "외화선물세트는 2007년 처음으로 실용신안등록을 하고 외환은행만이 판매할 수 있는 게 맞지만 얼마 전부터 타 은행에서 형태를 조금 변경해 비슷한 세트를 내놓고 있어 유감"이라며 "별도의 대응을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두 은행의 올해 선물세트 판매목표는 뒤바꿨다. 지난해 5만 세트를 판매했던 외환은행은 올해 1만2000세트를 준비한 반면 신한은행은 4만 세트나 준비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700여 세트만 판매했었다.조목인 기자 cmi0724@<ⓒ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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