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우리 이익만 내세울수 없는 노릇'..이란산 감축 불가피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로버트 아인혼 미국 국무부 대북이란 제재 조정관은 17일 한미 대표단 회의 결과에 대해 "유용한 회의였다(Useful meeting)"고 말했다.이란 제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한 중인 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획재정부 관계자들과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당초 예상 보다 15분 늦게 끝났다.아인혼 조정관은 이날 외교통상부와 재정부, 지식경제부 등을 돌며 한국 정부 관계자와 잇따라 만나 미국의 이란 제재 내용이 담긴 '국방수권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란의 핵개발에 대한 우려와 함께 국제사회의 공동대응을 촉구했다.그는 다만 "국제석유시장에 교란을 초래하거나 우방국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중한 조정을 거쳐 단계적인 방법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감축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정부는 전했다.이에 정부는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의 취지에 공감을 표시하고, 이란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가능한 범위내 최대한 협력해 나간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말했다.이처럼 이날 만남은 한미 대표단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양국은 이날 협의 내용을 토대로 추가 논의를 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정부는 미국의 국방수권법 예외 조항을 이용해 이란제재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감축 규모를 축소, 원유수입 감축에 따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선 감축 규모에 대해선 논의 조차 되지 않았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외교부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도 웨이버(Waiver, 예외 조항)을 어떻게 적용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상황을 볼 때 웨이버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마냥 우리의 이익만 내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도 털어놨다.앞서 아인혼은 이날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김재신 외교부 차관보에 만나 자리에서 "우리를 돕는 모든 파트너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와 이란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줄이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과 북한의 상황은 연결된 문제"라며 한국의 이란 제재 동참을 촉구했다. 미측이 우리 정부에 이란산 원유수입 감축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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