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기업 가보니.. '삼성전자는 결제판이 없다'

군인 기업 가보니 '軍, 행정보다 전투 준비해야'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영관급 장교들이 6개월간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결과 '군도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과도한 행정 업무를 줄이고 전투 준비에 열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국방부는 지난해 6월부터 1년간 삼성, 현대 등 6개 그룹에 영관급 장교들을 파견해 민간기업 배우기에 나섰다. 이어 이들이 보고한 중간보고 자료를 모아 책자로 발간해 이달 중 전군에 배포한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기업의 빠른 의사결정과 의사시스템, 소통이다. 삼성전자에서 경영교육 중인 박진희 육군 중령(진)은 "군에서 최종지휘관이 문서를 보려면 실무자가 작성과 출력, 수정 등 수많은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삼성전자는 결재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군도 문서 보고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SK C&C에 근무하는 정우현 육군 중령(진)은 "경영회의 등 중요 회의에서도 발표 자료가 4쪽을 넘는 경우가 없었다"며 "CEO도 내용의 잘잘못만을 지적했다"고 답했다. 이어 "군은 과거 성과 분석이나 지휘관 순시시 성과를 부풀려 보고거리를 만드는 사례가 있었다"며 "기업은 과장보고를 비윤리 사례로 명시해 통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우현 중령(진)은 "CEO는 경영회의가 진행되는 3시간 동안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경청만 했다"면서 "직원들이 CEO 앞에서 상대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고 이를 수용하는 성숙한 토론문화도 배울 점"이라고 말했다.국방부는 기업 연수가 개인 역량개발에 도움이 되며 기업에도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올해 선발 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준호 기자 rephw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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