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낭독하고 있다.
또 "디자인 서울이라는 화려한 기치 아래 많은 고통의 현장이 가려져 있다. 그 일부를 저는 성탄을 앞둔 무박2일 투어에서 두 눈으로 생생하게 보았다"고 말했다.그 곳에는 엄마와 함께 모텔방에서 생활하며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있었다고 했다. 또 노숙의 위기, 그 벼랑에 몰려 한 평도 안 된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시민도 있다.고시원이라는 불안한 주거에서 살아가는 서울시민이 약 60만명이라고 소개했다.또 "아픈 몸을 이끌고 폐지를 주어 팔아 살아가는 동대문구 이문동 재개발 현장에 사는 할머니는 손자와 함께 전기장판 한 장에 의지해 살고 있다"며 "이 할머지 마져 뉴타운 개발로 한 칸 방마져 살아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할 땐 분위기가 숙연했다. 박 시장은 "정부와 서울시가 있는 까닭은 작지만 소중한 이들의 삶을 걱정하고 보고하며 도와주기 위해서"라며 "그러나 우리 정부와 시는 성장의 눈이 멀어 아니면 '디자인'과 '르네상스'와 '개발'에 현혹돼 보통 사람들의 삶의 소중함을 잊어버렸다"고 비판했다.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 간부, 구청장들이 시무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또 "서울시정이 추구해야 하는 것은 효율 창의 디자인 르네상스가 아니다. 이런 것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시정이 정말 추구해야 할 것은 시민 각자의 행복과 평화"라고 말했다.박 시장은 "난마처럼 얽힌 재개발, 뉴타운 관련 갈등을 해결해야 할 뒤치다꺼리를 물려받았다"며 "함께 고민하고 의논해서 해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맺었다. 이처럼 박 시장의 신년사가 전임 시장들 시정운영을 비판한 내용이 주류를 이뤄 분위기가 매우 무거웠다.한편 이날 박 시장 신년사에 앞서 국민의례 후 영상물 시청 시간엔 시민들의 새 해 바람을 담았다. 어느 주부는 "가족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다", 한 어르신은 "국민 여망에 맞는 시스템이 작동했으면 좋겠다" 택시 기사는 "경제가 잘 돌아갔으면 좋겠다", 한 초등학생은 "공부 잘했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쏟아 내며 소망을 빌었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