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일본 내 고비용 경영환경이 고착화되면서 일본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본내 산업공동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일본정부가 투자·사업환경 개선 정책을 시행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7일 ‘일본의 산업공동화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대지진 이후 일본기업의 해외이전 증가로 인해 산업공동화가 가속화되는 현상은 기업관점에서 이른바 6중고(六重苦)라 불리는 일본 내 경영환경의 악화에 기인하며 고비용 구조의 사업환경이 기업경영의 지속성을 위협해 일본의 입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일본 제조업의 국내설비투자 대비 해외설비투자 비중은 지난 2009년 42.0%에서 2010년에는 55.0%로 증가했으며, 올해에는 74.2%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국내와 해외의 설비투자 증가율에서도 나타나는데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제조업의 해외설비투자금액은 54.7% 늘어난 반면 국내설비투자금액은 21.4%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일본 제조업의 41.0%를 차지하는 자동차산업의 경우 올해 국내설비투자가 지난해와 비교해 6.3% 늘어난 반면 해외설비투자는 59.5% 증가해 자동차산업의 대내외 투자격차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또한 실제로 일본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약 69%가 서플라이체인의 해외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대답했으며 1만1000개의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의식조사에서도 기업의 76.5%가 산업공동화가 우려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이처럼 일본의 산업공동화를 심화시키는 해외이전의 가속화 요인으로 이른바 6중고(六重苦)라 불리는 일본의 고비용구조의 경영환경을 지적했다. 일본 언론에서 이미 일반화된 용어인 6중고는 엔고, 높은 법인세, 과중한 인건비 부담, 엄격한 환경규제, FTA체결 지연 등 기존 5중고(五重苦)에서 대지진 후 전력수급불안 요인이 추가된 일본의 고비용 경영환경을 일컫는 용어다. 전경련은 이같은 일본기업 해외이전의 주요 특징으로 기업 핵심기능의 이전 증가, 부품·소재 등 고도기술 제조업의 이전 증가, 일본 내 외국기업의 이탈 등을 지적했다. 닛케이신문이 지난 7월 주요기업 사장 10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영자의 40%는 엔고와 법인세 등이 개선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면, 3년 이내에 기업의 거점을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38%는 기업의 핵심기능인 주력생산거점과 일부 연구개발거점, 일부 본사기능 등을 이전 대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신일본제철, JFE 철강, 스미토모금속, 코베제철소 등이 자동차용 강판의 해외 생산 능력을 2013년까지 약 2배로 늘리는 등, 가공형 제조업에 비해 해외생산이 제한적으로 이뤄졌던 부품·소재 등 고도기술이 필요한 중간재 제조공장의 해외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9년 미국 P&G는 아시아지역 본사를, 핀란드 노키아는 개발거점을 싱가폴로 이전하는 등 일본 내 핵심거점을 타 아시아지역으로 이전시키는 외국기업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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