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선기자
[숨바꼭질]<br /> 이 작품은 영국 브리스톨 시 건물 외벽에 그린 낙서화다. 양복을 입은 중년의 남자가 창문을 열고 멀리 바라보고 있고 속옷 차림의 젊은 여자는 그의 팔을 잡고 있다. 창틀 끝에는 벌거벗은 남자가 한 팔로 매달려 있다. <br />
요지는 이렇다. 신성일 씨는 젊은 시절 아내 말고 다른 여자를 사랑했다. 그 여자는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으나 배우로서의 인기에 해가 될까봐 낙태까지 한 고마운 여인이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여자 진행자가 ‘대한민국 헌법은 혼외 정사를 인정하지 않는다. 가족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고 묻자 신성일 씨가 다소 목소리를 높이며 대답했다. “뭐가 미안하냐. 난 솔직한 사람이다”라고 받아쳤다. 진행자와 신성일 씨 사이에 과거 문제를 둘러싼 질문이 오갔다. 기자는 채널을 돌렸다. 유부남 남자 친구, 아슬아슬하지 않을까?기자에게는 남자 친구가 있다. 나이가 나이인지라 대부분 유부남이다. 유난히 부담 없는 남자가 유부남이라고? 그렇지 않다. 애정남이 정한 기준에 의하면 절대 하면 안되는 일을 참 많이 했다. 비싼 밥도 먹고, 그 친구가 운전할 때 옆자리에 앉기도 했었다. 그러나 술을 마신 적은 없었고 특별히 별다른 행동을 위해 시동을 끄지는 않았다. 가끔 그들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이렇게 밥먹고 이런저런 얘기 나누는 거 당신 부인이 알면 싫어하겠지?”라고. 이 얘기는 ‘낯설게’하기 위한 효과의 하나다. 당신과 나는 친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는 다짐같은 것이다. 고민한 적도 있다. “만일 내가 이 사람을 남자로 좋아해서 설레이는 순간이 오면 어쩌나”라는 고민 말이다. 왜냐하면 그 남친은 매너있고,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갖고 있었고, 외모도 훌륭했다. 한마디로 참 괜찮은 남의 남자다. 다행히도 그 남자에게 흑심을 품지 않았고, 알고 지내는 좋은 남자로 남겨둔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한다. 지금은 모임에서 그 남자의 부인과 함께 만나기도 하는데 전혀 맘에 걸리는 부분이 없다. 남친 중에는 노총각도 있다. 연애는 꾸준히 하는 것 같은데 결혼을 결심하지 못한다. ‘더 좋은 여자가 나타날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유부남 친구 중에는 이혼을 결심했다가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은 잘 사는 이도 있다. 다행이다. 기자의 여자 친구, 선후배 중에는 바람 핀 남편 때문에 힘들어하는 이도 몇 명 있다. 그런데 그녀들이 바람 피운 경험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유쾌하지도 않고 부담스런 남자, 유부남 꽤 오래 전, 취재원으로 만난 한 남자가 밥을 먹자고 연락해왔다. 밥 먹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어 한 두번 거절했었다. 그래도 그 남자가 연락하길래 ‘그래 나중에 도움말 얻을 일도 많고, 칼럼 부탁도 할 수 있으니 친해져서 나쁠 것 없지’하는 마음으로 만났다. 그 남자는 유부남이었고, 아주 똑똑한 엘리트 집단에서도 잘나가는 위치에 있었다. 점심에 그 남자를 만났다. 밥을 먹고 헤어지려는데 그가 얘기했다. ‘나랑 사귈래요’라고. 기자는 당시 몹시 불쾌했었다. “내가 그렇게 쉬운 여자로 보였나?”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이 얘기를 들은 결혼 20년차 선배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 남자는 이미 전적이 있는거야. 그렇게 얘기하는 게 쉬운거지. 네가 싫었으면 그런 얘기를 안했겠지만, 진실성이 없어보이잖아." 그 얘길 들으니 더 기분 나빴다고 한다면 얘기가 좀 엉뚱해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