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부양 위한 멍석은 펴졌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멍석이 깔렸다. 올해 정부의 최우선 해결 과제였던 물가가 드디어 안정을 찾았고 ▲제조업 위축 ▲수출 증가율 둔화 ▲부동산시장 냉각 등 경제 전반에 뚜렷한 성장 둔화 증거들이 포착되면서 이제는 성장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12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9일(현지시간) 후진타오 국가주석 주재로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고 내년에도 '신중한(Prudent)' 통화 정책과 '적극적인(Active)' 재정 정책을 유지하면서 경제발전 상황 변화에 따른 '미세조정(Fine-tune)'을 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중국 정부는 12~14일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내년도 주요 경제정책의 큰 틀을 정한다.내년도 경제정책 변화의 관전 포인트는 '미세조정' 부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부터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기준 금리와 지급 준비율을 인상하는 '긴축' 통화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달 5일부터 대형 상업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씩 전격 인하하는 '미세조정'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이달을 시작으로 내년에도 은행권 지준율 인상이 이어져 중소기업들을 살릴 수 있는 대출창구의 문이 열리고, 위안화 절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수출업체들의 수출 경쟁력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들이 힘을 얻고 있다.UBS증권의 왕타오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정부는 급격한 변화를 동반하지 않는 정책 안정을 강조하면서도 대외 경제 환경 여건 악화에 따른 내부 충격을 줄일 수 있는 유연한 정책 지원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내년 경제정책에 미세조정을 하겠다는 발표는 지난주 중국의 경제성장이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밝혀주는 경제지표들이 발표된 데다 유럽 부채 위기 확산 등 대외 경제 환경 여건 악화로 내년 중국 경제가 더 어려운 한 해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들이 포진한 가운데 나왔다.중국의 제조업 경기는 11월 뚜렷한 위축 국면에 들어섰다. 중국물류구매협회(CFLP)의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49.0을 기록, 기준선을 넘지 못했다. 정부 발표 제조업 PMI가 확장과 위축의 기준점인 50을 밑돈 것은 2009년 2월 49.0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11월 12.4%로 2009년 8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산업생산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은 제조업 중심으로 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더뎌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중국의 무역수지 흑자폭은 점점 간격을 좁히고 있다. 중국 해관총서가 10일 발표한 11월 무역수지는 145억달러 흑자를 기록, 10월 170억달러에서 흑자 규모가 줄었다.수출과 수입 모두 둔화됐다. 11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3.8% 증가한 174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수출증가율 13.8%는 전형적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1, 2월을 제외할 경우 2009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11월 수입도 전년 동기대비 22.1% 늘어난 1599억달러에 그쳐 10월 증가율 28.7%에서 둔화됐다. 중국 상무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주춤해진 해외 수주와 내수 시장 위축 가능성 때문에 내년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1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WTO 가입 1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내수시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수입확대를 촉진할 것"이라면서 "향후 5년동안 중국의 수입 규모는 8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부동산경기는 28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부동산시장이 분명하게 하강국면으로 진입했음을 드러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11월 전국부동산개발경기지수는 99.87을 기록했다. 부동산개발경기지수는 100을 넘으면 부동산경기가 확장국면임을 의미하지만 100 밑으로 떨어지면 위축 국면임을 나타낸다. 이 지수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7월 후 28개월만이다. 부동산시장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에 25% 이상 영향을 줄 정도로 중국 경제의 성장과 흐름을 같이 한다. 중국 정부가 그동안 긴축 통화정책을 펴는데 이유로 작용했던 물가상승률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은 중국의 경기부양 가능성을 높이는 결정적 대목이다.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2%를 기록, 10월 기록인 5.5% 보다 크게 낮아졌다. CPI 증가율은 지난 7월 6.5%를 '꼭지'로 4개월 연속 둔화됐다. 또 3.6%를 기록했던 지난해 9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2.7%로 1.7%를 기록했던 2009년 12월 이후 2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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