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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유로존 부채위기가 악화되면서 일본 기관투자자들의 유로화 표시 자산 이탈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유로존 국채 투자 비중을 크게 줄이고 대신 ‘안전자산’인 일본 국채를 사들이고 있지만, 일본 국채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본 보험업계 8위 후코쿠생명보험(富國生命保險) 자회사인 후코쿠투자고문(投資顧問)의 사쿠라이 유키 대표는 “피난처인 일본 국채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으나 지금으로서는 다른 투자 대안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사쿠라이 대표는 “지금 상황에서 투자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수익성 창출이 아니라 손실 최소화가 됐다”면서 “투자자들은 국채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드는 순간 신속하게 이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최근 몇 달 사이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등 5개 유럽 재정위기국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크게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9월 말 기준으로 업계 최대 닛폰생명보험을 비롯해 메이지야스다, 스미토모, 미쓰이, 아사히, 후코쿠 등 6개 일본 생보사들의 유럽 5개국 보유 채권 규모는 6790억엔에서 4610억엔(약 60억달러)으로 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증권사 노무라는 9월 말 기준으로 유럽 5개국 자산 익스포저 규모가 총 35억5000만달러였으나 지난달 24일에 8억8400만달러까지 줄였고 일본 최대 투자신탁상품 글로벌소버린펀드를 운용하는 고쿠사이투신운용도 벨기에·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국채를 전량 매각 처분했다.?현재 일본 금융권의 이탈리아 국채 익스포저는 31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이보다 많은 국가는 프랑스와 독일 뿐이다.그러나 일본 국채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조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독일 국채 10년물 입찰이 발행 목표치에 미달하자 일본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주 1일 1.090%로 4개월래 최고치로 올랐다가 2일 1.065%에 마감했다.여기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를 넘는 일본의 막대한 국가부채 문제가 있다. 지난달 24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부진한 공공부채 감축을 이유로 일본 국가신용등급을 추가로 강등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글로벌 경제가 동요하는 가운데 시장의 우려로 일본 국채 수익률이 갑작스럽게 치솟을 수 있으며, 이 경우 일본의 국가부채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급속히 악화된다”고 우려했다.IMF의 우려대로 일본 국채시장이 동요하고 신평사들의 강등까지 겹치면 일본 국채시장의 주축인 민간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일본의 해외투자자금까지 이탈할 수 있다. 발행량의 95%가 국내에서 소화되는 일본 국채시장 특성 때문에 버티고 있지만, 만약 일부 투자자들의 ‘팔자’ 움직임에 시장이 동요하기 시작하면 일본 국내에서부터 국채 ‘투매’ 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사쿠라이 대표는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grad@<ⓒ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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