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보고 최전방 해병대 지원

美유학중 연평도 포격 소식듣고 해병대 자원입대한 쌍둥이 형제

미국 명문대 유학 중 연평도 포격 도발 소식을 듣고 해병대에 동반 입대한 일란성쌍둥이 정도현(왼쪽)·재현 이병.[사진제공=해병대]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같은 학교 이스라엘 유학생들이 이스라엘·이집트분쟁 때 자기 조국을 지키겠다고 급히 귀국했어요. 그런데 우리가 천안함.연평도포격도발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죠. 동생인 제가 같이 유학 중인 쌍둥이 형한테 바로 전화를 걸어 해병대에 입대하자고 했습니다"일란성 쌍둥이 형제 정도현·재현(20) 이병은 해병대에 자원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도현·재현 이병은 윤중초·중학교와 민족사관고를 나란히 졸업하고 작년 미국에서 명문대로 꼽히는 코넬대(기계공학과)와 시카고대(경제학과)에 각각 입학했다. 대학원까지 마치고 로봇 공학 연구원 생활을 계획했던 형 정도형 이병은 "어차피 가는 군대, 조국이 어려울 때 우리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형의 최종결심으로 이들은 지난 6월 귀국해 8월 해병대 1147기로 입대했다. 그리고 10월21부터 서부전선 최전방 말도에서 함께 해병대 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의 근무지는 말도(唜島). `긴장의 땅'인 말도는 민간인은 10명밖에 살지 않는 면적 1.5㎢의 작은 섬이다. 서쪽 군사분계선(MDL)의 실질적인 시작점이자 서부전선 최전방 지역으로, 북한 땅에서 6㎞ 떨어져 있어 북한 주민들 움직임까지 관찰할 수 있다. 거주인들도 현재 주민 10여명, 해병대 청룡부대원 20여명이 전부다. 영내 매점(PX)도 없고 가끔 인터넷조차 끊기는 이곳에서 형제의 임무는 열상감시장비(TOD) 운용병이다. 매일같이 밤바다를 지키며 적의 침투를 감시한다. 도현 이병은 "평소 TOD를 통해 바다를 감시하고 북한군 동태를 확인할 때면 적이 바로 눈앞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재현 이병은 "그동안 편하게 살아오면서 국가 안보에 대한 개념이 너무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곳을 지켰던 선배들이 있었고 제가 그 직책을 이어받았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양낙규 기자 if@<ⓒ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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