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중우회'
현대중공업 퇴직자 모임인 현대중우회 회원들이 자신들이 일했던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해 조선소를 관람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퇴직을 앞둔 후배들이 제 2의 인생을 순조롭게 출발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선배 역할입니다."현대중공업 퇴직 임직원들의 모임인 '현대중우회(現代重友會)' 석경오 사무총장은 선배의 책임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중우회는 지난달 호텔현대 경주에서 퇴직 예정자 140여명을 대상으로 퇴직 교육을 실시했다. 지난 2000년 1월 창설돼 현재 52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는 중우회가 퇴직자 교육을 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수십년간 울타리가 되어준 회사를 떠나는 이들은 새로운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부양해야 할 가족을 챙기면서 자신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퇴직 이후에도 새로운 직업을 가져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출생한 베이비 붐 세대는 우리나라 전체인구 약 4887만명(2010년 기준) 가운데 14.6%인 712만5000명에 달하는 거대집단으로, 이들은 경제발전에 젊은 시절을 바침 주역들이다. 앞으로 이들의 은퇴가 본격화 되면서 정부에서도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대부분이 일자리 알선이나 직업훈련 강화, 임금 피크제 보전수당 지급 등 고용촉진에만 집중됐고 구조조정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도인 탓에 퇴직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특히 현대중공업은 퇴직자 문제가 노사 관계에 중요사안으로 꼽힐 정도가 됐다. 지난 2007년 637명, 2008년 659명, 2009년 675명으로 정년 퇴직자가 매년 늘어나더니 지난해 가장 많은 950명이 퇴임했으며, 올해는 800명, 2012~2104년까지는 매년 1000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퇴직자를 위한 교육ㆍ관리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이 어느 회사보다 높다.퇴직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정서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려면 다른 누구보다 직장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퇴직을 먼저 경험한 선배들이 가장 좋은 멘토다. 실제로 지난 교육시간 당시 중우회 회원들이 함께 참여해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다양한 경험을 설명해줌으로써 참석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고 한다.지난 1977년 입사해 32년간 현대중공업에 몸담은 뒤 중우회 살림을 담당하고 있는 석 사무총장은,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태도가 회사생활에서 중요한 것처럼 퇴직 후에도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퇴직한 임직원들에게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라고 말했다.최근 그룹 계열사 퇴직자 모임을 중우회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퇴직 임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이와 함께 회사 노동조합도 퇴직지원센터 설립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추진중인 가운데, 회사도 중우회를 통해 떠나는 이들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노사가 협력해 퇴직자 대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채명석 기자 oricm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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