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나의 캐디편지] '골프를 사랑하신다면~'

KB금융스타챔피언십이 열린 스카이72 하늘코스의 '구름갤러리'.

하나의 마음을 갖는 순간입니다.선수와 캐디, 지켜보는 가족들, 중계를 보는 골프팬들도 버디 퍼팅이 떨어지기만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 골프장에서는 KB금융스타챔피언십이라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회가 개최됐습니다. 물론 우리 캐디들도 선수 캐디로 맹활약을 했지요. 선수 캐디를 하지 않더라도 포어캐디와 카트이동, 마커 등으로 분주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벌써 5년째 대회가 열리고 있지만 우승 선수와 시합 분위기는 해마다 천차만별입니다. 또 매년 같은 선수의 캐디를 하는 것도 행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2년째 같은 프로의 캐디를 했는데요, 아무래도 라운드를 몇 번 했던 경험이 있어 그런지 첫 라운드 때 보다는 훨씬 편하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프로들도 마찬가지로 1년 만에 오는 코스가 어색할 텐데 캐디까지 바뀌면 마음이 조금 불안할 수도 있겠죠. 그래서인지 캐디의 50% 이상이 같은 선수의 캐디를 합니다. "1타에 목숨이 걸렸다"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절실한 시합에 처음 본 캐디와 마음을 맞추고 플레이를 편하게 하는 프로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조여드는 분위기, 프로의 심장소리도 들릴 것만 같은 조용한 순간입니다. 평소 아마추어골퍼들과의 라운드처럼 일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선수 캐디를 해보지 못한 캐디들은 큰 부담감에 절대 선수 캐디는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평상시 라운드와는 다른 느낌과 아주 큰 보람도 있습니다. 같은 조의 다른 프로선수는 이미 경쟁 상대입니다. 샷이 조금씩 빗나갈 때 마다 선수와 캐디는 아쉬움을 나누며 하나의 몸과 마음으로 움직입니다. 아마추어골퍼들은 가끔씩 하는 라운드에서 첫 홀 시작 전부터 심장이 떨리는 경험을 아직도 하는데 18홀 내내 그 긴장감 속에 흐트러짐 없는 샷과 퍼팅을 하는 프로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만큼의 땀과 노력이겠죠. 이번에도 많은 갤러리들이 오셔서 선수들에게 많은 응원을 해주셨습니다. 물론 잘치고 예쁜 프로 선수들이 사랑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전에 그 프로들이 노력하면서 흘린 땀과 눈물을 먼저 사랑해 주시면 한국의 모든 프로들을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손은정 기자 ejs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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