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와 동료' 높이고 '자신' 낮춘 김충호 현대차 사장

김충호 현대자동차 사장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자동차와 동료'는 치켜세웠지만 정작 '자신'은 낮췄다. 김충호 현대자동차 신임 사장이 신형 i30 신차 발표회를 통해 공식 데뷔하는 자리에서 보인 모습이다.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김 사장은 지난 연말에 이어 올해 그룹 내에서 발탁 인사자 중 눈에 띄는 1순위에 꼽히는 인물. 정 회장이 기아차 내수 영업을 맡던 그를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자리에 앉힌 지 불과 1년도 안 된 시점에 '깜짝 인사'를 통해 사장 자리를 내준 것을 보면 의중을 읽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김 사장은 20일 회사 관계자와 취재진 등 200여명 앞에 처음으로 섰다. 마이크 앞에서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엿보인 김 사장은 '사장'이라는 직함을 뺀 채 "현대차 김충호입니다"라며 자신을 소개했다.이어 신형 i30에 대해 "해외 경쟁사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심과 질투심을 여과 없이 드러낸 차"라면서 "현대차가 글로벌 무대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지만 자만하지 않고 해외 유수기관의 찬사와 호평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신차 발표 후 진행된 질의응답에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지만 핵심 질문에는 직접 나섰다.그는 "올해와 내년, 글로벌 경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글로벌 판매 목표였던 400만대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고 내년 사업 계획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에 근거해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내수 시장 예상 규모에 대해선 올해와 비슷한 16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지난달 말 단행된 인사로 국내 영업은 김 사장이, 해외 영업은 김승탁 부사장이 담당하는 것으로 업무가 나뉜 이유에 대해서는 "김승탁 부사장은 탁월한 해외 전문가"라며 "업무를 분담하는 차원이고 특히 (나의) 능력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몸을 낮췄다.이날 행사는 이례적으로 '사장의 마지막 한 마디'로 끝이 났다. 김 사장은 "신형 i30는 심혈을 기울인 '수작(秀作)'"이라며 "앞으로 차를 많이 파는 것보다 고객에게 다가 서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힘주어 얘기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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