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금리 조작에 대한 당국 수사 단계적 확대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은행들의 리보 금리 조작 혐의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지난 18일(현지시간) 유리보 조작 여부를 수사하기 위해 몇몇 유럽 주요 은행들의 문건을 압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보도했다. WSJ는 EC가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리보 금리가 어떻게 설정되는지에 대한 전 세계적인 법적 강제 수사가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 은행간 거래 금리를 뜻하는 리보는 주요 국제 금융거래에 대한 기준금리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리보 금리를 조작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한 소송이 잇따랐고 이에 유럽은 물론 일본과 미국에서도 관계 당국과 검찰이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되고 있다. WSJ는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이 EC가 유리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건을 압수당한 은행들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압수수색이 런던과 유럽 몇몇 도시에서 이뤄졌다으며 독일과 프랑스의 대형 은행들이 포함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EC는 경쟁법을 위반했다는 혐의가 의심될 때에는 압수수색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호아킨 알루미나 유럽연합(EU) 경쟁총국 국장은 이번 유리보 사건 조사를 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런던 은행의 임원은 "압수수색이라기보다는 방문 차원이었다"고 말했다. EC측 대변인은 유리보 수사와 관련한 언급을 거부했다. WSJ는 이번 EC의 수사가 은행들이 공모해 리보를 조작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행들이 정확한 조달 비용을 보고했는지 여부와 트레이더들이 선물환 움직임에 대해 투기적 거래를 했는지 여부, 트레이더들이 은행이나 재무부와 결탁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은행연합(EBF)의 세드릭 퀘메너 매니저는 이번 EC의 수사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유리보는 매우 많은 은행들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조작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리보 금리가 15개 은행에 의해 결정되는 반면 유리보 금리는 40개 이상 은행의 정보를 수집해 결정된다. 리보 금리 조작 여부에 대한 조사는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에서 1년 이상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이미 약 20건의 리보금리 조작 소송이 제기된 미국에서는 다수 은행이 당국으로부터 소환장을 발부받았다. 찰스 슈왑은 지난 8월 리보금리를 조작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며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앞서 지난 4월에는 유럽 자산운용사와 미 웨스터 버지니아주의 카펜터스 연금펀드가 리보 조작을 이유로 월가 은행들을 고소한 바 있다. 일본도 도쿄 은행간 금리인 '티보(Tibor)'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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