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신흥시장과 유로존 위기 진화 위한 기금 출연 협상중

'유로존 살리기' 中·브라질이 움직인다

[아시아경제 이공순 기자]유로존 부채 위기 진화를 위한 국제적인 공동 대응이 구체화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다음달 초로 예정된 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흥시장 국가 및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유럽 지원 방안 및 유로존 자체적인 자금 확보 방안들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14일 (현지 시각) 보도했다. 그러나 유로존 국가들이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고, 스페인 및 유럽계 은행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신용 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넘어야할 고비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시장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로존 부채 위기를 진화하기 위한 자본 출연을 논의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FT는 이같은 논의는 제임스 캐머런 영국 총리가 제안한 ‘빅 바주카’ 논의와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서 다음달 4일의 G20 정상회담에서 발표될 신뢰 확보 방안의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이 논의와 밀접한 소식통을 인용해, 신흥시장 정부들이 IMF가 운영하는 특수목적법인(SPV)에 출연하거나, IMF가 발행하는 특별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 중에서 하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유럽공동체 관리는 “우리는 유로존 위기가 유럽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는 너무 크다는 인식에 도달하고 있으며, 만일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고 싶다면 미국과 중국의 돈, 즉 IMF를 통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달 신흥시장 국가의 유럽 지원이 처음 제기되었을 때, 일부 전문가들은 그 규모가 약 2천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또 현실적으로 미국은 자금을 출연하기 어렵지만, 중국과 브라질은 이미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IMF가 신흥시장으로부터의 출연금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현재 고려중인 방안으로는 이 자금으로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하는 것으로 이는 IMF에 대한 정식 출연금과는 별도로 관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SPV 방식은 유로존 국가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효과 극대화 방안으로 논의했었으나 이 경우 참여 국가들의 보증 채무가 늘어나게 돼, 신용등급 하향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기각된 바 있다. FT는 또 다른 방안으로는 이 출연금으로 IMF가 특별 채권을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방식은 유로존에서 논의하다 포기한 유로본드(유럽 공동 채권)를 IMF가 대신 발행하는 것으로 이 두가지 방안 모두 신흥시장 국가들이 유럽 국가들의 부실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 노출이 없는 방안이라고 FT는 전했다. 이 두가지 방안 모두 레버리지를 통해 출연금을 확대하는 것으로 사실상 위험도가 서로 다른 부채들을 한데 묶어 채권을 발행하고 그 위험도에 따라 지급보증을 달리 받는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 부채 위기 해소 방안의 하나로 추진되어오던 카타르 등 오일달러나 신흥시장 국가로부터의 직접 지원(부실 유럽 국가 채권 직접 매입)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유로존 자체적으로는 슬로바키아의 승인으로 최종 확정된 4400억 유로 규모의 EFSF를 확대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유럽계 보험회사인 알리앙츠가 제시한 EFSF를 손실 보증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알리앙츠는 이 방식을 활용하여 그리스 국채에 대한 손실율(haircut)은 40%, 이탈리아는 20%로 산정할 경우, EFSF를 최대 2조 유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유로존 부채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2조 달러에서 최대 3조 달러까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로존 내부에서 EFSF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많아 진통이 예상된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 통신은 도이치뱅크 등 독일 은행들이 공동으로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현재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민간(은행) 부문의 그리스 국채 손실률 확대(50%, 현재 21%)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신용경색(credit crunch)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탈리아는 지난회계연도 결산안 부결에 따라 14일 내각 신임투표가 예정되어 있어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실각할 경우 정정 불안이 더욱 거세어질 전망이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다시 6%대에 접근하여, 14일에는 5.82%로 마감했다. 지난 7월 6.4%까지 올라갔던 수익률은 8월 중순 4%선까지 하락했다. 또 10년물 독일 국채와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금리차가 65bp로 벌어져 2008년 하반기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스페인이 성장 둔화에 더불어 올해 계획했던 재정적자 감축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수준을 지키지 못할 것이 확실시되면서 신용평가사인 핏치가 신용등급을 하향, 유로존 정부들의 운신의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피치사는 스페인에 이어 UBS, 로이즈뱅킹그룹,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등의 유럽계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추후 10여개의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을 예고했다. 프랑스에서는 일간 <르 피가로>지가 프랑스 정부가 민간 은행에 대한 공적 자금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주말에는 유로존 부채 위기 진화를 위한 G20 정상회담의 사전 조율을 위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미국 및 영국과 유로존의 견해 차가 크고, 유로존 내부에서도 아직 통일적인 입장이 마련되지 않아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의 위기는 다음달 4일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공순 기자 cpe10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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