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흥행 돌풍, 실제사건 재조사 여론 들끓어

[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영화 ‘도가니’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지난 22일 개봉된 ‘도가니’는 지난 2000년부터 4년 동안 광주 인화학교의 청각장애인들에게 가해진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 사건을 재조사하라는 청원 운동이 빠르게 일고 있다. 지난 주말 전국 659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도가니’는 68만 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전통적인 비수기로 손꼽히는 9월 극장가를 달구고 있는 ‘도가니’는 이번 주 중 무난히 100만 관객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대중의 관심에서 완전히 잊혀졌던 인화학교 사건을 수면 위로 떠올린 것은 지난 2009년 작가 공지영(‘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고등어’)이 이 논픽션을 바탕으로 르포 소설을 쓰면서부터다. 2년 3개월만에 완성된 영화는 개봉되자마자 불에 기름을 부었다. 영화 개봉과 함께 공지영의 원작 소설은 단숨에 베스트셀러 1위 자리에 등극했으며, 사건에 대한 논란은 일파만파로 퍼졌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개설된 ‘도가니’ 공식 카페 자유게시판에는 27일 현재 1400 여명의 네티즌들이 가해자 처벌 및 사건 재수사 요구에 관련된 글을 올렸다.또한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는 네이버 카페에 “사회복지법인 ‘우석’은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성명을 올렸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의 사건 재조사 요구 서명운동에는 현재까지 3만 명에 육박하는 네티즌들이 서명했으며, 내달 20일까지 서명 네티즌의 수가 5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지영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도가니’가 이렇게 공감 받는 것은 작가로서는 행복이고 시민으로는 정말 불행”이라며 서명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한편 ‘도가니’ 속에서 생생하게 묘사된 성 폭력 장면을 문제 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바람난 가족’ ‘아저씨’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 일련의 한국 영화들의 지속적인 아동 폭력 불감증을 지적하고 있는 것. 극 중 청각장애아들로 출연한 아역 배우들이 영화 출연 이후 겪을 수도 있는 정신적 후유증에 대한 염려도 적지 않다. 공지영 작가 조차 “폭행이 일어나는 장면은 내가 쓸 때도 힘들었지만, 눈으로 보려니 더 많이 아팠다”라고 털어놓을 정도다.아역 배우들의 보호를 위해 ‘도가니’의 제작사 (주)삼거리픽쳐스는 촬영 기간 동안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 아역 배우들은 철저히 보호자의 동의와 입회 하에 연기했고 일부 장면에서는 대역이 사용되기도 했다. ‘도가니’는 청소년에 대한 폭력성 묘사 정도가 높다는 이유 등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었다.태상준 기자 birdca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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