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채지용 기자] 간신히 1180원은 지켰다. 하지만 당국의 개입 외에는 딱히 기댈만한 곳이 없는 상황에서 원화가치는 '날개 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9.9원 폭등한 1179.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2일 1180.5원 이후 최고치다.지난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오퍼레이션트위스트(단기채권을 매도하고 장기채권을 매수해 장기금리를 인하하는 정책)'를 발표했지만 기대하던 '플러스 알파'가 나오지 않자 시장에는 실망감이 팽배했다. 여기 더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 3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는 급격히 강화됐다.뉴욕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3% 가까이 하락하면서 환율을 끌어올렸지만 환율 상승을 제한할만한 마땅한 요인은 없었다.역외는 적극적인 달러매수세를 지속했으며 다급해진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가 대거 유입됐다. 반면 환율이 어디까지 오를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출업체들은 느긋이 '간'만 보는 수준으로 매도물량이 내놓았다. 다만 당국의 개입이 추정되면서 환율은 가까스로 1180원 아래에서 장을 마감했다.조재성 신한은행 연구원은 "미국과 이탈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과 연준(Fed)의 경기부양책이 기대에 못 미치고 미국 경기전망이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 확산과 신용경색 우려 등으로 달러매수가 급등했다"며 "정책당국의 공격적 개입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폭등세를 나타냈다"고 진단했다.시중은행 외환딜러도 "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 은행권 이월 숏포지션 손절매수 등으로 환율이 강한 상승압력을 받았다"며 "다만 1180원은 레벨경계감으로 강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문제는 앞으로도 뚜렷한 환율 하락모멘텀이 없다는 것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과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합동 연차총회 등을 앞두고 있지만 미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FOMC의 오퍼레이션트위스트를 봤을 때 획기적인 정책대응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변지영 우리선물 애널리스트는 "투기 뿐 아니라 실 매수세도 많다"며 "당국도 환율의 추가 상승을 막는 것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환율이 당분간 위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다.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도 "환율이 상승탄력이 매우 커 추가상승 시도가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로써는 당국의 개입 외에는 대외시장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채지용 기자 jiyongch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채지용 기자 jiyongcha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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