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8일 내놓을 부양책에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2일 노동부가 발표한 8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는 빨리 부양책을 내놓으라는 협박이나 마찬가지였다. 8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전혀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부양책이 증시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투자자들은 부양책의 효과에 대해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지표 부진에 뉴욕증시가 2% 넘게 급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부양책에 별 기대를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2주 연속 상승하는 듯 했으나 2일 고용지표 충격에 주간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하고 말았다. 지난주 다우와 S&P500 지수는 각각 0.39%, 0.24%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는 간신히 0.02% 올랐다.이번주 뉴욕증시는 5일 노동절 연휴로 휴장한 후 6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
◆ 오바마, 8일 부양책 발표= 투자자들은 부양책에 별 기대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8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는 소식은 오히려 매수 심리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도 있었다. 고용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지표를 통해 투자자들은 앞선 두 차례의 양적완화가 아무런 효과도 없었음을 확인한 것으로 해석했다. 대규모 재정적자로 인해 오바마 정부가 추가 부양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도 높다. 오바마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재정적자를 줄여야겠지만 당장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쓸 것은 쓰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년 정권 탈환을 노리는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이 쉽게 돈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때문에 이번주 오바마 대통령이 부양책을 내놓더라도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 은행주, 대규모 모기지 소송=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은 남아있는 가운데 주택시장 부실에 따른 상처는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다.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은 2일 17개 글로벌 은행을 상대로 17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소송을 제기했다. FHFA는 금융위기 당시 메릴린치와 컨트리와이드 파이낸셜을 인수했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대해서만 564억달러의 규모의 모기지 증권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으로부터 100억달러 규모의 모기지 관련 소송으로 주가가 폭락하고 결국 워런 버핏으로부터 사실상 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BOA가 또 한번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FHFA가 소송을 제기한 대상에는 월가 은행은 물론 로얄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스, 크레디트스위스, 소시에떼 제네랄, 노무라 홀딩스 아메리카 등 유럽계 은행들도 포함돼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기관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유럽 은행들이 최대 1조달러의 자금을 조달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며 유럽 은행주 하락에 베팅하라고 조언했다.은행주가 여전히 불안의 근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ECB 금리 결정+中 8월 지표= 쉽지 않은 한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주 경제지표나 실적 발표는 크게 주목할 만한 것이 없다. 우선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오는 6일 지난달 서비스업 지수를 공개한다. 지난주 제조업 지수와 마찬가지로 간신히 확장 국면을 나타내는 기준점 50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에는 FOMC 참고자료가 되는 지역 연방준비은행의 경기판단 보고서를 종합한 베이지북이 공개된다. 8일에는 7월 무역수지와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7월 소비자신용이 발표된다. 9일에는 7월 도매재고 지표가 발표된다. 지표보다는 미국과 유럽 당국의 대응책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오바마 대통령은 8일 상하원 합동위원회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세제 혜택, 인프라 건설 정책, 주택시장 관련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같은날 유럽중앙은행은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ECB는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최근 위기감이 커지면서 ECB가 다시 정책 방향을 되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중앙은행도 같은날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8일에는 중국도 7월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 고정자산투자,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의 지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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