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안가면 10만달러 줄께' 美, 이색 투자가 화제

공해(公海)에 섬 국가 건립도 추진

[아시아경제 백재현 기자]미국의 글로벌 헤지펀드 회사인 클라리움 캐피털의 피터 씨엘(Peter Thiel) 회장(44)이 최근 잇단 돌출 행동으로 전세계 벤처투자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씨엘 회장은 지난해 9월, "대학 진학을 포기하거나 대학을 중퇴하고 창업을 하면 20명을 선발해 10만달러씩 주겠다"고 선언했다. '주택시장의 버블 못지 않게 교육시장에도 버블이 끼어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따라서 대학에 가서 비싼 돈을 들여 공부를 하느니 일찍 창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20 언더 20'으로 이름 붙여진 이 프로젝트에 대해 일부 대학은 강하게 비난했다. 인재를 빼앗긴다는 것. 대학들은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대학을 중퇴하고 사업에 성공한 사람이 확률적으로 몇 퍼센트가 되느냐?"고 지적하고 "젊은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이끌지 말라"며 핏대를 세웠다. 그러나 정작 대학생이나 학부모들은 비교적 좋은 반응을 보였다. 돈을 받겠다고 신청한 청년들이 400여명이나 됐다. 그는 "대학생들이 졸업하고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많은 사람들이 뭔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것은 씨엘 회장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철학 학사와 로스쿨을 졸업했다는 점이다. 씨엘 회장은 최근에는 또다른 이색 투자를 선언해 주목받았다. 공해(公海)에 석유 시추설비 모양의 섬을 만들고 세계 어느 나라에도 속하지 않는 '작은 국가'를 만드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씨엘이 125만달러를 투자한 이 사업은 시스테딩(Seasteding)연구소가 주축이 돼 오는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서 만들어져 올해 안에 공해로 나갈 예정이다. 초기에는 270가구 정도가 사는 작은 섬으로 만들지만 이후 같은 규모를 계속 연결해서 2050년에는 1천만명이 사는 섬으로 만들고 UN으로부터 국가승인도 받겠다는 목표다. 주최측은 이 섬에다 복지시스템도, 최저임금제도, 무기소지에 대한 규제도 없는 등 실험적 정부를 만들 계획이다.
대표적인 자수성가 억만장자인 피터 씨엘은 '기술투자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지난해 포브스 400대 부자 중 365위에 올랐다. 지난 1998년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 페이팔을 공동 설립했다가 2002년 이베이에 매각하면서 많은 돈을 거머쥐었다. 또 페이스북에도 초기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재현 기자 itbria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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