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朴 대북정책..신뢰외교·균형정책 화두 던져

전현직 정권 대북정책과 차별화..본인만의 제3의 길 제시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유력 차기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외교안보 구상을 밝혔다. 지난 2009년 5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대북정책을 언급한 이후 2년여 만이다. 박 전 대표는 미국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es)'에 게재한 '새로운 한반도를 향하여'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꼬일대로 꼬인 한반도 문제의 해법으로 '신뢰'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신뢰와 원칙이라는 본인의 트레이드마크를 외교안보 영역으로 확장시킨 것. 박 전 대표는 기고문에서 "한반도를 갈등의 공간에서 신뢰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국제적 규범에 근거해 남북한이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를 이행하게 만드는 '신뢰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반도에서 신뢰외교를 실현하기 위해서 한국은 지금까지의 대북정책을 새롭게 발전시켜야 한다. 이제는 새로운 균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신뢰외교와 균형정책을 강조한 것은 기존의 대북정책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 박 전 대표 는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 "남북한 사이의 타협과 연대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북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 북한이 호전적 대남 전략을 버릴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지나친 희망이었다"고 꼬집고 "반대로 지속적인 압력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압력을 통해 북한을 의미 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크게 보면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햇볕정책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의 뼈대인 비핵·개방·3000과는 다른 본인만의 제3의 길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총론은 있지만 구체적인 각론이 없다는 것. 박 전 대표측 관계자는 "외국학술지에 굳이 구체적인 내용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다"며 "대선국면이 본격화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 대북공약 등으로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 전 대표는 또 신뢰외교와 균형정책의 실현을 전제로 원대한 대북구상도 밝혔다. 지난 2002년 방북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났던 박 전 대표는 "평양에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유라시아 철도 프로젝트를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며 "유라시아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한 평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한반도를 역내 무역 중심기지로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박 전 대표는 이번 기고문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국은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용인할 수 없다"며 "군사적 도발과 핵 위협으로는 오직 가혹한 대가만을 치룰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기준 한나라당 의원은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지난 대선국면에서 여성 지도자는 안보에 취약할 것이라는 이미지로 손해를 봤다"며 "과거 영국의 대처 총리는 노사분규나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강력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박 전 대표는 이번 메시지로 '여성 지도자는 안보에 불안하다'는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평가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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