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우리가 그동안 허상을 보고 투자했던 것은 아닌지 고민이다. 수개월 전만 해도 유럽 재정위기 문제와 미국 부채 이슈는 큰 고민꺼리가 아닐 것으로 믿어왔기 때문이다. 모든 문제는 결국 해결될 것이란 큰 틀은 바뀌지 않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사태와 같은 예측하기 힘들었던 상황이 재현되며 글로벌 경제환경도 상당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우리는 이럴 때 펀더멘탈이 얼마나 빠르고 크게 변화하는지를 점검하고, 우리 주식시장의 본질(기업이익)을 확인하며 시장국면을 판단하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먼저 유럽과 미국발 악재에 대한 재점검이 시급해 보인다. 7월까지 제기되었던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은 유럽연합의 재정지원 합의로 일단락되었고,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 관련 이슈도 상,하원 합의를 통해 해소된 것으로 봤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투자은행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서 시작된 신용이슈가 소멸된 것은 아니었고, 그 심각성이 국가부채로 확산되어 가고 있었지만 이 부문이 주요국 정책 공조와 대응으로 무마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가 등장한 것이 어느덧 3년 전이고 그 우려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이번에 제기된 미국의 부채이슈는 상당히 오랜기간 동안 미국의 근본을 뒤흔드는 변수가 될 것이다. 미국 경제를 비관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스템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만큼,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개선 기대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스탠다드 앤 푸어스가 국가신용등급을 강등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은 재정 감축안을 도출하는 과정에 미국 정치권이 보인 불협화음에 대한 불만으로 볼 수 있다. 만약 향후 미국 경제가 침체의 위협을 받을 경우 부양책의 발동도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불안을 투자자에게 심어준 영향으로 판단된다. 최근 금융시장 여건이 악화됨으로써 이제 정책당국도 여론을 의식할 여지가 높고, 이제 예고된 침체의 속도와 수준을 차단하기 위한 현실적인 부양카드가 논의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쉽게도 미국 경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경제가 침체를 나타낸다면 시차를 두고 신흥국 경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인지했다면 정부는 그 상황을 막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다. 수 년 동안 진행된 부양책을 보면 정부와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을 통한 시장 안정을 취해왔지만, 단순히 유동성 효과에 의한 기대인플레이션을 높이는 방식으로 실물경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부와 기업 간의 공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고, 기업이 잉여자금을 유보하지 않고 신규고용과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규제 및 완화 정책이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