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큰 이념문제보다는 선남선녀들의 이야기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5일 열린 KBS <스파이 명월> 제작발표회에서 황인혁 감독은 작품의 성격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북한을 강타한 한류와 이를 경계하는 북한 정부로 인해 “최고의 한류스타와 3개월 안에 결혼해 북으로 데려오라”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 한 여성 남파공작원. 민감할 수 있는 소재에 황당한 설정까지 얹었지만 황인혁 감독은 어디까지나 이 작품이 “좌충우돌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임을 강조했다. 이 유별난 로맨스를 지탱하게 될 두 축은 KBS <최강칠우> 이후 3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에릭과 MBC <환상의 커플> 이후 드라마에서는 5년 만에 다시 코믹 캐릭터를 선보이게 된 한예슬이다. 여기에 명월(한예슬)을 남몰래 좋아하는 직속상관 최류(이진욱)와 강우(에릭)를 소유하려 하는 재벌가 상속녀이자 톱스타인 주인아(장희진)가 가세해 4각 관계를 이룰 예정이다.군 제대 후 첫 작품으로 <스파이 명월>을 선택한 에릭은 “(강우는) 제가 소화하기 쉬운 캐릭터”라고 밝혔다. 실제로 신화로 활동하면서 MBC <불새>와 <케세라세라> 등을 통해 배우로도 입지를 굳힌 에릭과, 가수와 연기 활동을 병행하는 한류스타 강우는 유사한 면이 많다. 스스로는 “코믹한 부분을 굳이 시도하지 않아도 작품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지만, 팬이라는 핑계로 자신을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명월의 양쪽 신발 끈을 하나로 모아서 묶어버리는 등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공개된 강우의 모습은 장난기 많은 에릭의 평소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강우가 고아로 자라 매우 힘들게 스타의 자리에 오른 인물인 만큼, 코믹한 요소는 부수적일 뿐 주를 이루는 것은 매사에 철저한 ‘프로’의 모습이다. <H3>코믹과 진지함 사이의 줄타기</H3>
시트콤과 영화를 제외하고, 드라마에서 단 한 번 선보였던 코믹 캐릭터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으로 떠올랐던 한예슬이 <환상의 커플> 나상실을 뛰어넘을 만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명월은 호기심이 많아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인데 나에게도 그런 면이 많다”는 그의 말로 미루어 볼 때, 한예슬식 명월은 나상실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고위층 자제를 비밀스럽게 경호하느라 진지하고 냉철한 태도를 유지하다가도 강우 앞에서는 뻔뻔한 표정으로 “싸인, 플리즈”를 연달아 외치는 명월의 모습은 꽤 인상적이다. 다만 한예슬 자신도 인지했듯 “적정선을 유지하면서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가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보는 이들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간첩’이라는 설정 안에서 ‘국경과 이념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성공적으로 전달하기란 만만치 않을 듯하다. 고전적이고 스케일 큰 액션으로 무장한 SBS <무사 백동수>, MBC <계백>과 동시간대에 방영된다는 사실도 <스파이 명월>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게 한다. 결국 작품의 성패는 에릭과 한예슬이 미묘하게 변해가는 강우와 한명월의 심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흥미롭게 표현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스파이 명월>은 에릭과 한예슬의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젖힐 도약대가 될 수 있을까. 오는 7월 11일 9시 55분 첫 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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