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기름값 환원' 정유사 두뇌싸움 시작됐다

정유사 '환원폭·시기 말 못해'···'치열한' 눈치보기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7일 0시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리터당(ℓ)당 100원 할인 기간이 종료되는 가운데 기름값 '단계적 환원'을 둘러싼 정유사의 두뇌싸움이 시작됐다. 정유4사는 3개월간 지속된 할인정책이 종료됨에 따라 기름값 단계적 환원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인상폭과 시기를 두고 업계간 눈치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다.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가 지난달 30일 '단계적 환원'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전날 김정관 지식경제부 2차관이 "시장 구조상 GS칼텍스 방식을 SK에너지도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재차 정유사를 압박하면서 '단계적 환원' 방식을 둘러싼 정유사의 막판 고심이 극에 달하고 있다. 업계 2위인 GS칼텍스가 정부의 기름값 연착륙 요구에 굴복해 '즉각 인상이 아닌 단계적 환원' 방침을 내놓으며 선제 공격에 나서자 다른 정유3사들도 이 같은 방식을 따라갈 수밖에 없음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한 것. GS칼텍스가 다른 정유사에 앞서 단계적 확원 계획을 밝힌 것을 둘러싸고 정유업계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면서 갈등도 빚어지는 양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기름값 할인 정책이 종료됨에 따라 정유사가 단계적 환원에 돌입한 것은 당연한 이치"라며 "다만 (GS칼텍스의) 단계적 환원 발표가 '할인 지속'을 의미하는 데 방점이 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GS칼텍스가 수급 불안을 해소하고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 환원에 돌입한다고 했지만, SK에너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다른 정유사 입장에서는 이 말이 '할인의 지속'과 다름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각 정유사는 단계적 환원 방식을 놓고 막판 주판알 튕기기에 한창이다. 특히 기름값 할인 종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각 정유사들은 할인 연장 시기나 구체적인 환원폭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행여 정보가 경쟁사에 새어나갈까 입단속에 나섰다. 환원 정책 공표는 꿈도 꾸지 못한다. 업계 1위인 SK에너지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단계적으로 서서히 환원해나갈 것이란 GS칼텍스 발표에 '시장원리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표명한 SK에너지는 기름값 할인 종료에 대비한 막바지 채비에 한창이다. 각 주유소에 내걸었던 '100원 할인' 현수막을 떼어내고, 임시적으로 할인 가격을 내걸었던 가격표시판도 정상화할 채비에 나서면서 대대적인 준비에 나서고 있다. 3개월간 운용했던 카드할인시스템도 6일 자정을 기점으로 멈춘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정유사 공급가격을 할인한 정유3사와 달리 SK에너지는 사후 카드 할인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에 7일 0시를 기점으로 더이상의 할인은 하지 않는다"며 "일선 주유소에서는 미리 주유탱크를 채웠기 때문에 당장 기름값이 오를 것으로 보진 않으며, 경쟁 속에서 자연스레 가격이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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