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진 여파로 가동율 50% 상승···롯데그룹 손잡나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낮은 가동률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SK 인천정유가 일본 대지진 여파로 '기사회생'하면서 롯데그룹 등 국내외 파트너사들과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인천정유 투자자 유치를 연내 마무리 짓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롯데그룹과의 합작투자 협상을 진행중이며, 국내 기업뿐 아니라 해외 파트너와의 협상에도 적극 문을 열어 정상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천정유는 지난 2005년 SK이노베이션이 3조원을 들여 인수한 정유 공장으로 그동안 노후화된 설비로 공장 가동률이 30%대를 밑돌면서 SK의 투자실패 사례로 번번이 지목됐다. 이에 지난해까지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등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지진 여파와 중국 수요 확대로 벙커C유 수요가 크게 늘면서 가동률이 50%대까지 올라갔다.SK이노베이션은 가동률 상승으로 인천정유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면서 국내외 투자파트너와의 협상에 물꼬를 텄다. 정유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롯데그룹과의 합작투자 협상을 구체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투자에 관심을 가졌던 해외 기업과의 협상 가능성도 열어 협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또 롯데그룹과의 합작투자설이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인천정유 노조 반응에 부쩍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강성노조로 알려진 인천정유 노조는 매각설·협상설이 불거질 때마다 '고용안정'을 내세워 민감히 반응해왔다. 구자영 SK이노베이션 사장도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매각설을 일축하고 "신규 투자와 인천정유의 기존 설비를 이용해 사업 형태를 다각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올해부터 국내외 다른 회사들을 대상으로 사업 협력대상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롯데그룹 측은 극도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지난 2005년 법정관리 중인 인천정유의 매각 입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롯데그룹은 이후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업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특히 유통사업과 함께 석유화학사업을 그룹의 주력으로 밀고 있는 롯데그룹으로선 인천정유에 대한 투자로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호남석유화학 등 롯데 석유화학 계열사들은 오는 2018년 매출 4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1조5000억원을 들여 인수했으며, 연내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을 재추진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초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 역시 향후 M&A 계획에 대해 "너무 무리할 수도 없고 호남석유화학이 할 수 있는 역량 범위 내에서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여운을 남긴 바 있다. 이에 대해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롯데그룹과 SK인천정유와의 투자 협상설은 오래전부터 불거져왔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부 서소정 기자 ssj@ⓒ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