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인도차이나 전쟁기운 감도는 남중국해

[아시아경제 안준영 기자]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중국과 베트남의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남중국해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베트남은 지난 13일 중부 다낭에서 동쪽으로 40㎞ 떨어진 해상에서 9시간 동안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벌였다. 이날 응우옌떤중 베트남 총리는 1979년 중국과의 국경전쟁이후 32년만에 처음으로 ‘징병 명령’을 발동했다. 당장 전면적인 동원령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베트남의 징병령 발동은 다분히 중국에 대한 경고 메시지이다.중국 역시 맞불 작전으로 대응하고 있다.이달 초부터 남중국해의 한 섬에서 해병대 여단 병력을 훈련시키고 있는 중국은 15일 적국인 대만에 남중국해 사태 공동대응을 제안하면서 군사·외교 양면작전으로 베트남을 압박하고 있다.이달 말로 예정된 필리핀과 미국의 합동 군사훈련, 다음 달 실시될 베트남과 미국의 군사 훈련등으로 남중국해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4차 인도차이나 전쟁이 발발하는것이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차 인도차이나 전쟁 (1946년 12월 19일 ~ 1954년 8월 1일)프랑스-베트남 전쟁으로 불리는 1차 인도차이나 전쟁은 2차 세계대전후 베트남 남부사이공시의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프랑스 본국의 군인이 상륙하면서 시작되었다. 사이공시에서 시민들이 무차별 학살되는 것을 목격한 베트남인들은 곧 게릴라전을 통해 프랑스군과 전면전을 벌이기 시작했다.초기에는 자본과 무기 등에서 뒤진 베트남 게릴라들이 엄청난 열세에 놓였지만 제국주의에 반감을 가진 시민들과 농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전세를 역전하기 시작했다. 베트남 게릴라들은 뛰어난 전략 전술을 통해 소총과 권총만으로 전차, 장갑차, 대포 등을 동원한 프랑스군을 제압하기 시작했다.1953년 총반격을 개시한 베트남군은 1954년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거의 궤멸시켰고, 그해 제네바에서 휴전 협정을 맺으면서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은 끝났다.◆ 2차 인도차이나 전쟁 (1964년 8월 4일 ~ 1975년 4월 30일)공산주의자인 북베트남의 주도로 베트남이 통일되는 것을 막기 위해 남베트남과 미국이 일으킨 전쟁이다.미국은 북베트남을 침공할 구실을 만들기 위해 1964년 8월 4일에 통킹만 사건을 일으켰다. 통킹만 사건이란 미국이 베트남에 군사 개입할 핑계거리를 만들기 위해 북베트남 밖 공해를 순찰하던 미국의 구축함이 북베트남 어뢰정의 침공을 받은것처럼 꾸민 일종의 자작극이다.미국은 이 사건을 구실로 의회의 인준을 받아 베트남에 대한 전쟁을 시작했다.국제적인 정당성을 상실한 전쟁이었기 때문에 유엔군이 참여했던 한국 전쟁과 달리 미군을 주축으로 대한민국, 대만,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 타이, 뉴질랜드 등의 몇 개 나라만이 전쟁에 참가했다.호치민을 지도자로 하는 북베트남의 끈질긴 지구전과 악화된 국내외 여론을 견디다 못한 미국이 1973년 철수한뒤 2년뒤인 1975년 남베트남 정부가 붕괴되면서 베트남은 통일됐다.이 전쟁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베트남인 150만명이 목숨을 잃었고, 미군 사망자 6만여명, 한국군도 5천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3차 인도차이나 전쟁 (1979년 2월~3월)중국-베트남 전쟁으로 알려져 있다. 1978년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해 크메르 루주를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하면서 촉발됐다.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한 것은 베트남인들에 대한 크메르 루주의 박해와 인종 청소 때문이었다. 크메르 루주는 중국에 구원을 요청햇고 결국 1979년 중국 정부는 베트남 북부지방에 대한 침공을 감행했다.전투를 격렬하면서도 짧게 끝나고 말았다. 중국은 베트남에서 40km를 진군하여 3월 6일 랑송을 점령했지만, 많은 희생자를 낸 채 이내 철군을 했다.수십년간의 실전 경험이 있고 현지 지형에 익숙했던 베트남군과 달리, 중국군은 1960년대와 70년대를 흔들었던 문화대혁명의 와중에서 통신이나 군사장비가 노후화된 상태였기 때문이다.이후 1980년대 내내 국경선의 확정을 둘러싸고 중국군과 베트남군의 산발적인 전투가 계속되다 1989년 베트남군이 캄보디아로부터 철군한 10년뒤인 1999년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서 현재의 중국-베트남 간의 국경이 그어졌다. 안준영 기자 daddyandrew@<ⓒ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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