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SAAB, 결국 중국손에 넘어가나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자금난을 겪고 있던 스웨덴 자동차 사브(SAAB)에 중국 기업 두 곳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14일 사브의 최대주주인 네덜란드 자동차 업체 스파이커(Spyker)가 중국 기업 두 곳으로부터 2억4500만유로(약 3억5150만달러) 규모의 자금 수혈을 받게 됐다고 보도했다.1937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사브는 2000년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에 100% 인수됐다가 지난해 1월 네덜란드의 스파이커로 다시 넘어갔다. 하지만 스파이커가 자금난으로 하청업체에 부품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서 사브의 스웨덴 트롤하텐 공장은 조업이 중단과 재가동을 반복하고 있다.스파이커는 중국 자동차업체 저장칭니엔롄화(浙江靑年蓮花汽車·Zhejiang Youngman Lotus Automobile Co)에 회사 지분 29.9%를 1억3600만유로(주당 4.19유로)에 넘기기로 결정하고 양해각서(MOU)에 사인했다. 또 회사 지분 24%를 가지고 있는 중국 자동차 판매업체 팡다그룹(龐大汽貿集團) 으로부터 1억900만유로 규모 투자도 약속 받았다. 팡다가 지난달 스파이커 지분의 24%를 6500만유로(주당 4.19유로)에 인수함에 따라 두 중국 업체가 보유하게 되는 스파이커 지분은 53.9%가 된다.스파이커는 자금을 수혈 받는 대신 저장칭니엔, 팡다와 사브 브랜드 자동차를 중국에서 생산하고 판매하기 위한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 제조사의 경우 사브와 저장칭니엔이 지분을 각각 45%씩 가져가고 나머지 10%는 팡다가 보유하기로 했다. 합작 판매사는 팡다가 지분 34%를, 사브와 저장칭니엔이 각각 33%씩을 가져가게 된다.스파이커, 중국 기업 2곳과의 MOU는 중국 당국 뿐아니라 유럽투자은행(EIB), 스웨덴 당국, GM 등의 승인이 필요한 사항이다. 승인을 받는 데에는 3개월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중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스파이커의 이번 MOU가 중국 기업이 유럽 시장의 선진 자동차 제조 기술력을 흡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볼보(Volvo)를 인수한 지리(吉利)자동차측은 "사브를 통해 스웨덴 자동차 산업이 중국의 손 안으로 들어오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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