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 대회'에서 의궤 영인본 한 권을 넣은 가마가 서울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br />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1886년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의궤가 145년 만에 모두 돌아온 것을 환영하는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 대회'가 11일 오전과 오후 각각 인천시 강화군 외규장각과 서울 경복궁에서 열렸다. 이날 환영 대회에는 프랑스에서 의궤를 처음으로 발견한 박병선 박사와 의궤 반환을 위해 10년 넘게 뛰어 온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뱅상 베르제 파리7대학 총장, 이명박 대통령 내외,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한복을 차려입고 나온 이 대통령은 "145년 전에 힘에 의해 빼앗겼던 소중한 문화재가 돌아온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며 "오늘을 시발점으로 흩어진 우리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일에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가난 속에서 살기 위해 힘써왔는데 이젠 우리 고유문화와 문화재를 돌보아야 할 시기를 맞이했다"며 "우리의 국력과 대한민국 국민의 열정에 의해 의궤가 돌아오게 됐음을 깨닫고 국민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서울에서 열린 환영 대회는 세종로에서 근정전까지 이어지는 이봉(移封)행렬로 시작해 고유제(告由祭)와 종묘제례악 연주 등 각종 축하 공연으로 계속됐다. 의궤 영인본 한 권을 넣은 가마가 취타대, 문무백관, 기마대, 무용수 등 520여명의 행렬을 이끌고 경복궁 근정전 앞마당에 이르자 아악(雅樂)인 수제천이 연주됐고, 종묘제례악 연주가 이어졌다. 의궤의 귀환을 알리는 고유제가 열린 뒤엔 뱃놀이하는 모습을 표현한 선유락, 북의 대합주 등 축하 공연이 펼쳐졌다.
11일 오후 서울 경복궁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 대회'의 모습.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서울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강화군 외규장각 터에서 열린 환영 대회엔 모철민 문화부 제1차관, 안덕수 강화군수, 병인양요 당시 의궤 약탈을 분하게 여겨 독약을 마시고 자결한 이시원, 이지원 형제의 후손인 이형주씨 등이 참석했다. 외규장각에서 열린 행사는 강화산성 남문 주차장에서 외규장각으로 이어진 이봉행렬과 의궤 봉안식, 고유제, 축하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외규장각 의궤는 한국과 프랑스 관계자가 실물을 확인하는 작업이 모두 끝나면 7월19일부터 두 달 동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145년 만의 귀환-외규장각 의궤'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이후엔 지방 순회전 등으로 만나볼 수 있다. 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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