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베트남 호치민 법인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준일 락앤락 회장이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주방용품 전문업체로서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직접 영업하는 게 목표다. 주방용품 업계에서 피앤지(P&G)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겠다."2일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베트남 호치민 법인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엔 아직 P&G같은 기업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130년 역사를 지닌 P&G는 본격적으로 세계화를 추진한 기간만 50년에 달한다. 락앤락을 그만큼 세계화 전략이 뿌리내린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말이다. 올 초 전 세계를 6개 지역으로 나눠 자체 경영을 한다는 블록화 경영을 발표한 것도 그래서다. 락앤락 세계화의 밑그림을 그린 셈이다. 김 회장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블록 경영이 이뤄질 것"이라며 "베트남은 현지 부지 매입이 완료되는 등 블록화 경영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베트남에서 김 회장이 던진 승부수 중 하나가 내열유리 공장이다. 내열유리는 강화유리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생산비용이 2배가량 비싼 점이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김 회장은 매년 락앤락 글라스 매출이 90~100% 가량 신장하는 등 소비자 수요가 있는 만큼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유리는 장치산업이라 공장 설립까지 많이 고민했다"며 "직접 공장을 만들어 생산하면 기존 대비 30%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세계적으로 내열유리 공장이 많지 않아 국내서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최근 안전 문제로 내열유리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안전한 공급처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락앤락을 단순한 밀폐용기 업체가 아닌, 종합 주방용품 업체로 키워갈 것임도 강조했다. "국내는 밀폐용기로 알려져 밀폐용기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중국과 동남아 등에서는 주방용품 업체로의 이미지가 더 강하다. 제품 다양화와 신규사업 진출을 통해 성장 원동력을 확보해 나갈 생각이다."김 회장은 차기 진출 국가로 남미, 터키 등 신흥시장을 꼽았다. 그는 "초기에는 일본 등 선진국에 진출했지만 비용 대비 회수가 적더라"며 "지금은 기본적으로 신흥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남미, 동부유럽, 터키 등으로 이 중 터키는 조사단을 파견해 현지 리서치 중이다. 김 회장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중소기업 상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기업은 10년 이상 상생을 말해왔지만 실질적으론 이뤄지지 않았다"며 "자기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의지가 없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면 대기업이 와도 잘 무너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호치민=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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