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각종 테마가 난무하는 증시,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도 그의 위력은 다른 대선주자들을 압도한다. 그가 저출산 대책을 얘기하자 아가방컴퍼니 보령메디앙스 등 육아 관련주들이 급등하고, 물이 자원인 시대라고 말하니 젠트로 시노펙스 등이 폭등하는 식이다.워낙 파급력이 강하다보니 투자자들의 보유 종목과 박근혜 전대표와 연관성을 찾기 위한 노력도 처절하다. 가장 일반적인 게 박 전대표의 정책 발언과 연관되는 종목 찾기와 인맥을 이용한 연결고리다. 정책 관련주는 저출산주와 물 관련주 외에 동남권 신공항 추진 발언과 세종시 원안 고수 등에 따른 지역 관련주 등이 있다.인맥 연고주는 상상을 초월한다. 박 전대표의 친동생인 박지만씨가 대주주인 EG는 이제 올드 패션이 됐는지 조용하지만 범위는 광범위하게 확산됐다. 박 전대표의 조카사위가 대주주로 있는 대유에이텍이 주목을 받은데 이어 심지어 박정희 대통령 시절 실세로 군림하던 고 윤필용 장군의 아들이 대표이사가 됐다는 이유로 미주제강도 테마주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황당한 분석이지만 막상 주가가 움직이다 보니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회사까지 생겼다. 지아이바이오는 자회사 뉴젠팜이 박지만씨의 아내인 서향희 변호사가 공동 대표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새빛'과 법률자문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우리도 남들 못지 않은 박근혜 테마란 시위였다. 효과도 있었다. 이 내용을 발표한 지난 18일 지아이바이오는 8% 이상 올랐고, 다음날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여러 매체를 통해 이 내용이 알려지면서 일이 꼬였다. 박근혜 테마의 연결고리가 됐다는데 부담을 느낀 새빛 측이 법률자문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새빛 측은 언론사들에게도 관련 기사를 정정하거나 삭제해 줄 것을 요구했다. 기대감에 올랐던 주가도 폭락했다. 최근 4일 연속 급락에 3일 연속은 하한가다. 1800원을 넘겼던 주가는 26일 965원까지 폭락했다. 테마의 유혹은 달콤하다. 실질적인 수혜 여부를 떠나 주가가 단기 급등한다. 2007년을 강타한 대운하 테마의 추억은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인 박근혜 테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것도 현실이다. 이명박 열풍과 함께 증시를 강타한 대운하 테마는 지금도 4대강 테마란 이름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간헐적으로 시세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 테마주의 전성기였던 2007년말 주가와 비교하면 몇분의 1 토막은 기본이다. 이화공영은 당시보다 1/7 토막이 더 난 상태다. 테마주 급등의 속성은 '폭탄 돌리기'다. 테마에 편승하려는 작전꾼과 기업을 비난하기에 앞서 테마주에 솔깃해지는 자신부터 경계하는 게 어떨까.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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