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흑자' 동부하이텍, 증시에선 '1일 천하'

[아시아경제 정호창 기자]동부하이텍이 회사 설립 후 10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하는 경사를 맞았지만, 증시에서 하루 '반짝효과'에 그쳐 빛이 바랬다.동부하이텍은 지난 16일 "올해 1분기 매출액 1473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해 2001년 시스템반도체 상업생산을 시작한 후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 덕분에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던 동부하이텍 주가는 이 날 5.38%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다.하지만 10년만에 이뤄낸 흑자 효과는 '1일 천하'에 그치고 말았다. 다음날인 17일 동부하이텍 주가는 9.52% 급락했다. 장중 하한가까지 밀리기도 했다.이날 주가가 급락한 것은 일부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선 가운데, 장중 떠 돈 유상증자 루머가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쳐 기관의 매도세를 더욱 부채질한 탓으로 분석된다. 기관은 이달 들어 동부하이텍 주식을 230억원어치 순매도했으며, 특히 17일 하루에만 12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유철환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동부하이텍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은 지난해 4분기 실적부터 조짐이 보였고, 그로인해 올해 초부터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됐다"며 "최근 턴어라운드가 실제 확인되자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유 애널리스트는 "여기에 장중 유상증자설이 퍼진 것도 17일 주가 하락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선태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기관이 매도하고 있는 타이밍에 유상증자설이 떠돈 게 주가 급락을 부채질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 애널리스트는 "주식보유자 입장에서는 사실 여부를 떠나 유상증자설이 나오면 불안감이 커질수 밖에 없다"며 "기관들이 차익실현 욕구가 있는 상황에서 루머가 떠돌자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대량 매도에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고 설명했다.이어 그는 "하지만 회사의 사업계획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과 관련해서는 증자 이슈가 없다"며 "유상증자설은 근거없는 루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회사 측도 유상증자설을 강력히 부인했다. 동부하이텍 자금팀 관계자는 "3월말 기준 1800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특별한 자금 소요 계획도 없어 유상증자는 검토해 본 적도 없다"며 "흑자전환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이런 근거없는 루머가 나와 회사로서도 당혹스럽다"고 밝혔다.한편 동부하이텍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이선태 애널리스트는 "유상증자 루머 등 돌발 악재를 배제하고 회사의 사업구조와 경쟁력 등만을 고려하면, 고부가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을 통한 흑자기조 정착으로 올해 482억원, 내년 14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라며 투자의견 '강력 매수', 목표주가 3만원을 제시했다.유철환 애널리스트는 "향후 회사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아날로그 반도체 생산능력의 증설이 필수적"이라며 "재무적 부담 없이 생산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획 마련과 실현이 확인될 경우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언했다.정호창 기자 hoch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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