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83호-국보 78호, 두 '금동반가사유상' 뭐가 다를까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 3층 불교조각실의 안주인이 바뀐다. 국보 78호(사진 오른쪽)인 '금동반가사유상'이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에선 국보 78호와 국보 83호(사진 왼쪽)인 또 다른 '금동반가사유상'을 부정기적으로 교대 전시해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해부터 부처님 오신 날 마다 이 두 금동반가사유상을 바꿔가며 전시하기로 했다.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국보 83호를 국보 78호로 교체하라' 부처님 오신 날인 10일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 3층 불교조각실의 안주인이 바뀐다. 영원히 바뀌는 것은 아니다. 올해부터 이 방의 안방마님 자리에 83호와 78호를 격년으로 바꿔가며 전시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이삿날은 부처님 오신 날이다. 1962년 12월 같은 날에 국보로 지정된 이들의 명칭은 둘 다 '금동반가사유상'이다. 두 반가사유상은 장소 문제, 국외전시 문제 등의 이유로 일이 있을 때마다 부정기적으로 교대 전시돼 왔다. 반쪽자리 가부좌를 튼 채 오른손을 얼굴에 대고 생각에 잠긴 모습이 거의 똑같은 이 두 반가사유상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크기와 머리 위에 씌워진 관, 상의, 팔목, 발가락이다. 국보 83호는 그 높이가 93.5cm로 금동으로 만든 반가사유상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다. 국보 78호는 높이가 이보다 13cm가량 작은 80cm다. 오른 다리를 왼 다리 위에 올리고 오른팔을 굽혀 얼굴에 댄 모습이 똑같아 나란히 두고도 차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두 불상의 다른 점은 크기에 이어 관(冠)에서도 두드러진다. 국보 83호가 연꽃 모양을 한 연화관(蓮華冠)을 쓰고 있는 반면 국보 78호는 좀 더 화려한 탑형 모관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보 78호는 금동일월식삼산관반가사유상(金銅日月飾三山冠半跏思惟像), 국보 83호는 금동연화관반가사유상(金銅蓮華冠半跏思惟像)으로 불리기도 한다. 눈은 살짝 감은 듯하고 미소를 띠고 있는 얼굴을 지나 불상의 상체로 내려오면 또 한 가지 다른 점이 보인다. 국보 83호는 목걸이 2줄을 하고 있을 뿐 옷을 걸치지 않은 나신인 것에 반해 좀 더 화려하고 장식성이 빼어나다는 평을 받는 국보 78호는 X자형 천의(天衣)를 입고 있다. 팔목에서도 이 두 불상의 장식성 차이를 찾아볼 수 있다. 국보 78호의 오른팔엔 국보 83호엔 없는 팔찌 모양의 장신구가 있다. 두 불상의 마지막 차이점은 왼 다리에 올린 오른발 발가락에 숨어있다. 국보 78호와 국보 83호 모두 연꽃무늬 대좌에 얹은 왼 다리 위에 오른 다리를 올려 둔 자세를 하고 있어 그냥 봐서는 발가락 모양이 다르다는 걸 발견하기 어렵다. 국보 83호의 오른발 발가락은 가지런한 국보 78호의 발가락과 달리 잔뜩 힘을 주어 구부린 모양으로 생동감을 표현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해 그동안 전시돼 온 국보 83호를 국보 78호로 교체해 전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채해정 국립중앙박물관 미술부 학예연구사는 이와 관련해 "국외전시나 보수 문제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내년 부처님 오신 날까지 국보 78호가 전시된다"며 "앞으로는 부처님 오신 날에 맞춰 두 금동반가사유상을 교대 전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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