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인터뷰. 최지은
인터뷰. 김희주기자
사진. 이진혁
[로열 패밀리]의 권음미, 김영현, 박상연 작가. (왼쪽부터)
<div class="blockquote">MBC <로열 패밀리>의 피날레, 김인숙(염정아)과 한지훈(지성)은 떠났다. 그들이 떠난 것이 이 세상일 수도, 그저 이 나라일 수도 있다. 재벌가의 숨겨져 있던 며느리, 이름 없이 ‘K’로만 18년을 살아온 한 여자의 삶에 대한 이 드라마는 지독한 통속극, 혹은 화려한 성공담으로 예측되었지만 뚜껑을 열었을 때 드러난 것은 펄떡펄떡 살아 있는 인간의 욕망이었다. 일본 작가 모리무라 세이치가 1975년 발표한 소설 <인간의 증명>을 원작으로 삼았지만 <로열 패밀리>는 2011년 한국의 대재벌 JK그룹 일가를 통해 거의 완전히 새로운 세계와 인물들을 창조해냈고 초반부터 무시무시할 정도의 속도감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MBC <히트>, <선덕여왕> 등을 공동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KBS <최강칠우>에 이어 ‘크리에이터’라는 아직은 다소 낯선 롤을 맡아 이 작품에 참여했고 MBC <종합병원 2>의 권음미 작가가 집필을 맡아 정가원이라는 미궁의 지도를 그려나갔다. <로열 패밀리>를 통해 인간의 양면성, 모호함, 존엄성을 그리고 싶었다는 세 작가를 <10 아시아>가 만났다.염정아와 김영애는 [로열 패밀리]를 통해 상대적으로 드라마 밖에 존재했던 여배우들의 진가를 다시 알게 해주었다.
사실 원작 <인간의 증명>과 <로열 패밀리>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완전히 새로운 배경에서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어냈고 원작에서 뽑아낸 건 ‘어머니가 아들을 죽일 수 밖에 없는 딜레마’라는 한 줄기의 모티브 뿐인 것 같다. 처음 이 작품을 접하고 이야기를 만들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김영현: 일본 만화 <필살>을 원작으로 KBS <최강칠우>를 함께 만들었던 제작사 퓨처원에서 이 작품을 제안했다. 고민하다가 일단 해보기로 하고 <서동요> 보조 작가로 함께 일했던 권음미 작가를 섭외했다. 권 작가는 <최강칠우>의 백운철 작가의 부인이기도 하다. 그렇게 모여서 우리가 제일 고민한 건 주인공 둘 간의 관계였다.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수사물의 형사와 범인이 아닌 이상 둘이 무관한 상태로는 가기 힘드니까. 그리고 원작의 야스기 교코는 정치인의 부인이지만 우리는 12부 정도 되는 일본판 드라마보다 규모부터 더 크니까 직업공간의 이야기가 필요했고 권 작가가 재벌가를 제안했다. 사실 초반에는 이 정도로 재벌 얘기가 많지 않았는데 초반 대본이 나온 뒤 반응을 보니 김인숙이라는 여자가 어떻게 살았을까,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까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실 ‘아들을 죽게 하는 엄마’ 라는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수용 가능할지가 가장 큰 문제였는데 그러다 보니 김인숙이라는 캐릭터에 더 집중하고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필요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초반이 김인숙이 사는 공간과 겪었던 일들에 대부분 할애됐다. 기획 단계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무엇인가. 김영현 : 사실 권 작가는 주인공이 아들을 죽인 엄마라는 것 때문에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 작가는 어쨌든 스스로 이해해야 쓸 수 있는 거니까, 그런 인간적 감정을 이해하는 것조차도 회의를 통해 서로 설득을 시켜야 했다. 박상연 : 우리도 처음엔 야스기 교코를 비난하면서 회의를 시작했다. (웃음) 하지만 혁명적인 캐릭터라 생각했다. 동서고금의 신화까지 통틀어도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이야기는 종종 있고 부자 간에도 갈등과 대립이 많지만 어머니가 아들을 죽이는 이야기는 내가 본 중 처음이었다. 예전에 충무로에 그런 시나리오가 돌긴 했지만 너무 충격적인 설정이라 결국 엎어지기도 했고. 그런데 이런 이야기가 TV라는 매스미디어로 나올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 김영현 : 그런데 일본 드라마가 수사와 추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었다면 권 작가는 관계와 인물 간의 긴장감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갔다. 결혼생활을 해온 사람이기 때문인지 고부간, 며느리간, 모녀간의 관계 안에서 어떤 지점이 서로에게 치명적인지 알고 그걸 통해 서스펜스를 조성하는 데 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상연 : 그래서 어느 시점부터는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과 권 작가님이 집필한 방향이 좀 달라지더라도 권 작가님이 우리보다 훨씬 인물들을 깊게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그 방향으로 밀어주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실 아들을 죽이는 엄마라는 극단적 딜레마가 있지만 김인숙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성애’를 강하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오히려 많은 부분을 덜어낸 것 같은 느낌인데 그렇게 설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김영현 : 초반에 가장 많이 논의한 것 중 하나가 모성이라는 것이 진짜로 그렇게 절대적인가였다. 권 작가는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기 때문에 우리 둘과는 아주 다르게 모성에 대한 실재적인 느낌이 있을 거다. 그런데 김인숙은 너무나 힘들게 살아왔고 극단적인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으니까 모성과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봤다. 김인숙 안에 엄마가 존재하는 거지 엄마가 김인숙인 것은 아니지 않나. 그래서 인간 김인숙이 살아가는 과정, 결정적 위기의 순간 아들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그만큼의 모성이 죄책감의 요소로 많이 작용한 거다. 권음미 : 사실 인숙이 조니를 찔렀든 아니든 아들을 방치한 그 순간이 가장 비인간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렇게 해 놓고 인숙이 조니 사진 들여다보며 울고 “미안해”하면 그 가증스러움 때문에 오히려 내가 인숙을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정작 염정아 씨는 너무 눈물이 났다고 하던데 우리는 그걸 “눈물 흘리지 않겠다”로 틀어 버렸으니 엄마로서의 괴로움보다 범인이라는 인상을 더 심어줘 버린 거다. 김영현 : 이 작품 자체가 김인숙을 용서하라고 쓴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상연 : 사실 기획할 때부터 예감했다. 초반 인숙이 승승장구 할 때는 시청률이 잘 나오다가 조니가 나오면 정체할 거라고. 그런데 8회부터 딱 그렇게 떨어질 줄은 몰랐다. (웃음) 권음미 : 쭉 떨어지다가 지훈이 인숙에게 돌아오는 14회에서 다시 오르기 시작했는데, 그러니 내 입장에서는 빨리 ‘인숙이 죽이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싶은 엄청난 유혹에 시달리기도 했다. (웃음) <H3>“작가로서 남은 일은 내가 하고 싶은 걸 중심 잘 잡고 하는 것”</H3>박성연 작가, “싸늘한 엔딩도 생각한 적이 있다”
김영현 작가 “모성이 그렇게 절대적인가를 논의했다”
사실 4회까지 이야기의 속도감이 굉장했다. 김영현 : 뒤로 가면 힘들어질 줄 알았기 때문에 앞에서 달린 거다. (웃음) 굉장한 스피드로 센 에피소드를 붙여서, 인숙보다 더 불쌍한 여자는 없는 것처럼 몰아서 간 게 거의 7회까지였다. 주제가 다소 무겁고 어려우니까 앞부분을 성공 드라마인 것처럼 살짝 속여서, 떨어지더라도 13% 쯤에서 떨어지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1~4회는 SBS <싸인>과 붙으면서 시청률이 그렇게 잘 나오지는 않았고 5~8회에서 확 치고 올라갔는데, 만약 초반부터 시청률이 높았으면 아예 인숙의 성공과 대결 스토리로 중심을 옮겨버렸을지도 모른다. 박상연 : 심지어 조니를 빼자거나. (웃음) 마지막 2, 3회 정도만 나오는 식으로 했을 수도 있지만 그 때는 이미 이야기가 어느 정도 나온 상태였기 때문에 그걸 고민하고 판단할 시간이 너무 짧았다. 김영현 : 앞부분에 시선을 끌기 위해 굉장히 힘을 줘서 썼는데 그게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니까 오히려 더 괴로웠다. 그 시기 반응으로 보면 석세스 스토리로 가는 게 좋았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이야기를 시작한 지점과 준비한 내용이 따로 있는데 시청률 때문에 그걸 바꾼다는 건, 잘 될 수도 있지만 안 될 수도 있는 문제다. 그 위험을 안고 따져보면 나는 준비된 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권음미 : 남들이 보기엔 우리가 왜 조니를 포기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그냥 인숙이 미군 스티브를 죽였던 사건 하나만으로도 지훈과의 관계나 비밀은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조니를 버릴 수 없었던 건 작가들의 의지였다. 사실 원작에는 조니가 흑인 혼혈인데 우리 드라마에서는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으니 백인으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너무 괴로웠다. 김영현 : 당시 권 작가가 남긴 명언이 “우리마저 조니를 버리면 조니는 어떡해요”였다. (웃음) 권음미 : 원작에서도 흑인 혼혈아를 낳았다는 점이 더 숨겨야 하는 부분이었을 텐데, 피부색을 바꾸는 게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난 그로 인해 이 작품의 메시지를 훼손하는 것 같은, 그리고 그것 때문에 벌 받아서 시청률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울기까지 하며 괴로워했다. (웃음) 그런데 원고 쓰러 화엄사에 갔다가 스님께 이 문제가 왜 이렇게 괴로운지 여쭤 봤더니 “소화하기 힘든 걸 소화하면 더 빛날 것 같으니까 그런 거 아니냐. 그러면 하고 싶은 대로 해라”라고 하시더라. 그런데 그 얘기를 듣고 와서 고집을 버렸다. 내가 흑인 설정에 집착하는 건 그만큼 잘 해보고 싶었다는 거지만 소화하기 어려운 건 둘 다 마찬가지니까. 방송 전에는 이 작품이 석세스 스토리인 것처럼 알려졌고, 초반에는 그에 대한 기대와 수요가 분명히 있었다. 작가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향을 짐작하면서도 굳이 그렇게 가지 않은 이유는 뭔가. 박상연 : 시청자들이 이런 것도 좋아해 주시고 저런 것도 많이 좋아해 주시면 좋겠으니까 항상 ‘혹시나’ 하고 해 보는 거다. <히트> 때도 우리 나라에선 수사 드라마가 안 된다고들 하지만 혹시 좋아해 주지 않을까 했던 건데 역시나 잘 안 됐고. (웃음) 그래도 나는 미니시리즈는 실험적이어야 한다는 게 장르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은 실험을 해 보는데 또 역시나 항상 어렵다. (웃음) 요즘처럼 드라마 시장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그런 작은 실험이나 선택이 상당히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인기 작가라 해도 매번 새로운, 혹은 일정 이상의 반응을 얻는 작품을 내놓기가 점점 힘들어지는데 자신이 쓰고 싶은 것과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 사이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나. 김영현 : 그게 일치하는 게 좋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 처할 때는 그냥 밀고 나가는 것 같다. 이미 시청률이 떨어졌거나 잘 안될 때, 흔히 말하는 ‘독약’을 친다고 더 잘 되는 건 아니라는 믿음이 있다. 그보다는 내가 끝까지 가려던 방향으로 가되 거기서 더 밀도를 높이고 재미있게 쓰는 게 중요하다. 물론 너무 괴롭다. 잠도 안 오고 미칠 것 같고 죽고 싶은 상황인데 어쨌든 대본은 더 잘 써야 하는 거니까. 하지만 그렇게 마음을 다잡아서 열심히 썼을 때는 다시 그에 대한 반응이 온다는, 몇 번의 경험에 의한 믿음이 있다. 박상연 : <접속>으로 우리나라 기획영화의 효시를 만든 명필름 심재명 대표님이 내가 <공동경비구역 JSA>를 쓸 때 해 주신 말씀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다. “전문가들이 아무리 회의하고 리서치해서 뭔가를 만들어도 대중은 항상 ‘하지만 너희들은 이걸 몰랐지’ 하며 하나를 더 알려준다”는 거다. 결국 나는 그걸 알아낼 능력이 없다. 그러니 작가로서 남은 일은 내가 하고 싶은 걸 중심 잘 잡고 하는 거다. 그동안 다수의 드라마에서 재벌가가 돈 많은 사람들의 집합처럼 소비되었다면 <로열패밀리>의 정가원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세계와 가치관을 지닌 인간군상인데 이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했나. 김영현 : 사극을 여러 편 하면서 현대에 왕조가 있다면 대통령 같은 정치권력이 아니라 재벌가의 모습에 가장 가까울 거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현대 사회에서 드물게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특이할 수밖에 없고 언밸런스한 느낌을 준다는 게 흥미롭다. 대중의 재벌에 대한 양가적 감정도 그렇고. 권음미 : 사실 연예인처럼 자기 대에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그냥 상류층이지 ‘로열 패밀리’가 아니다. 그런데 ‘탑 오브 사이트’가 되는 사람들은 최소한 아버지나 할아버지 때부터 부자였고 물려받은 재산 덕에 태생적으로 로열 패밀리에 속하게 된 거니까 그런 사람들의 사고는 우리와 너무 다르다고 생각했다. <H3>“김영애-염정아 씨가 서로 부딪히는 장면에서의 리액션도 짜릿짜릿했다”</H3>권음미 작가 “인숙이 아들을 방치한 순간이 가장 비인간적”
그 인간군상 가운데 가장 극과 극인 공순호 회장과 김인숙의 캐릭터는 김영애와 염정아라는 배우들을 통해 더 빛을 발한 것 같다. 작가이자 시청자 입장에서 어땠나. 박상연 : 김영애 씨를 보며 너무나 감탄할 때가 많았다. 특히 딜랑 입점이 성공한 후 너무나 기분이 좋은 채로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흥분을 이기지 못하는 신이 있었는데, 대본에는 그렇게 디테일하게 표현되어 있지 않았음에도 정말 발군의 연기를 보여주셨다. 김영현 : 사실 작가들은 스토리 중심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내용이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음에도 그런 신에서 기업을 책임진 회장만이 알 수 있을 것 같은 디테일한 감정 연기를 통해 밸런스를 맞춰 주시는 게 놀라웠다. 김영애 씨와 염정아 씨가 서로 부딪히는 장면에서의 리액션도 짜릿짜릿했는데, 두 분 다 인간의 감정에 대한 이해력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느꼈다. 권음미 : 솔직히 대본을 쓰면서는 약간 무리스러운 대사들이 좀 있었다. “인간의 존엄을 돌려 주세요” 같은 건 사실 드라마에서 쓸 수 있는 대사도 아니고, 초고에서는 쓰지도 않았다. 그런데 염정아 씨라면 이 관념적인 대사도 어떻게든 소화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믿고 썼다. 튀는 대사를 쓰며 고민하다가도 ‘할 수 있을 거야’ 하는 생각이 들어 별로 불안하지 않고, 그 배우가 어떻게 소화할지도 궁금하니까 자꾸 쓰게 됐다. (웃음) 배우들에게 너무나 고마웠다. 드라마의 시작도 그랬지만 중간 중간 등장한 한지훈의 독백은 다소 연극적인 느낌이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설정이었나. 권음미 : 처음에는 캐릭터를 좀 더 돋보이고 달라 보이게 하려는 거였다. 중간에는 지훈의 복잡한 감정 문제도 있었지만 원작에서 무네스에 형사가 야스기 교코에게 인간의 마음을 보여 달라고 하는 심문 신이 주제이다 보니 우리도 심문이라는 상황을 향해 달려가야 했다. 그러려면 지훈의 캐릭터가 굉장히 집요하고 말도 잘 하고 인간의 마음을 쥐었다 놓았다 하는 캐릭터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싫어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웃음) 박상연 : 우린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지 않아서, 쓰면서 항상 배우는 거라고 느꼈다. 하지만 지성 씨는 정말 잘 해줬다. 그 전까지의 바르고 성실한 청년 이미지를 넘어 한지훈을 통해 재발견되는 부분을 보며 감탄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인터뷰. 최지은 five@10 아시아 인터뷰. 김희주 기자 fifteen@10 아시아 사진. 이진혁 elev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