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정부가 하반기 도입을 검토 중이던 외국산 젖소 수입 방안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수입 비용에 대한 문제는 물론, 검역 상의 어려움 등 갖가지 난제가 존재해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아이스크림 원료 수요까지 발생하는 5~10월에는 '우유대란'의 파국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21일 농림수산식품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구제역 파동으로 전국적으로 살처분된 젖소는 총 3만6000여 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이 가운데 65%인 2만6000마리를 매몰해 하루 평균 우유 생산량이 평소 필요량보다 400t 가량 모자란 상황이다. 이에 피해를 입은 낙농가에서는 젖소를 외국에서 하루 빨리 수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걸림돌이 많아 난항을 겪고 있다.농식품부 관계자는 "젖소 수입 문제에 대해서 계속적인 내부 회의를 갖고 있는데 국내에 수입할 때의 이득이 별로 없는 반면 위험 요소가 너무 크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면서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지만 실효성이 떨어져 젖소 수입 가능성이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수입종축규격기준과 수입위생조건이 마련된 국가는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 4개국이지만 미국과 캐나다, 일본은 과거 5년 동안 광우병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는 쌍방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젖소 수입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국내에서 젖소 수입이 가능한 국가는 호주뿐인데 가격은 물론, 국내 운송과 관련한 문제도 만만치 않다. 특히 국내 젖소의 연간 산유량은 9600㎏ 정도인데 호주산의 경우 방목으로 인해 6000~7000㎏에 불과해 경제성이 떨어져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는 설명이다.국내 농가들 간에도 수입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다. 살처분 피해를 입은 농가들은 현재 재입식에 필요한 젖소가 절실하지만 이와 반대로 젖소를 수입할 경우 국내 수급 가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보는 농가들도 있다.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살처분 피해를 입은 농가들과 그렇지 않은 농가들 간의 젖소 수입에 대한 의견이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검역 부분과 국내 사양에 맞는지 등 경제적 수명의 문제점이 있어 충분히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이처럼 젖소 수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최근에는 우유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타 업체의 거래 목장을 빼가는 소위 '목장 뺏기'도 발생하고 있다. 5월부터 우유는 물론, 아이스크림의 소비가 급증해 원료로 사용되는 유제품의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원유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9.8% 감소한 186만9000t으로 전망했다.한편, 정부는 농협중앙회와 낙농육우협회 등이 추진해 온 '희망젖소 나눔운동'을 활성화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첫 출산을 앞둔 최상급 젖소가 구제역 전보다 2배인 마리당 600만 원으로 가격이 급등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우유 품귀 현상이 발생하면서 서울우유는 지난 18일 그동안 진행됐던 할인행사를 종료해 우유 1ℓ 제품의 편의점과 대형마트 공급가격이 최대 8.5% 올랐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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