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애플 CEO의 공식 전기 작가로 선정된 월터 아이작슨(사진=블룸버그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 굴지의 출판사 사이먼 앤 슈스터(S&S)가 스티브 잡스(56)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공식 전기를 내년 출간한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집필은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과 과학자·외교관·정치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59)이 맡는다.잡스에 대한 책은 그 동안 여러 권 나왔지만 모두 그의 허락 없이 출간된 것들이다. 그는 누가 자신의 전기를 집필하겠다고 덤벼들 때마다 화를 낸 것으로 유명하다.그러나 잡스는 2009년부터 아이작슨에게 전례 없이 독점 인터뷰 기회를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아이작슨은 잡스가 유년시절을 보낸 집도 방문하고 잡스의 가족, 애플과 경쟁업체 임직원까지 만나 취재할 수 있었다.그렇다면 까다롭기 그지 없는데다 언론인이라면 경멸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잡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아이작슨은 과연 어떤 인물인가.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춘 인터넷판은 1952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중산층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작슨이 그야말로 엘리트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전했다.그는 명문 사립 이시도어 뉴먼 스쿨을 졸업한 뒤 하버드 대학에 진학했다. 하버드 재학 시절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명문 옥스퍼드에서 공부하기도 했다.아이작슨이 기자로 첫 발을 내디딘 것은 런던에 있는 ‘선데이 타임스’에서다. 이어 1978년 시사주간 ‘타임’의 워싱턴 지국으로 자리를 옮겨 로널드 레이건 시절 백악관 출입기자로 활동했다. 타임에서 그의 이름을 달고 나간 기사는 218건에 이른다.그는 1996년 빌 게이츠를 인터뷰하는 데 성공했다. 그해 타임 선정 ‘올해의 인물’로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당시 올해의 인물로 에이즈 연구자인 데이비드 호가 선정됐다.그럼에도 아이작슨의 게이츠 인터뷰 기사는 ‘올해의 인물’이 발표된 다음주 표지 기사로 게재됐다.그는 타임에서 고속 승진하며 미국 담당 에디터를 거쳐 1996년 편집인에 임명됐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 속에서도 주말이면 헨리 키신저 전 외무장관 전기를 집필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타임 편집인을 맡은 아이작슨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도 인력 확충에 나섰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금세기의 인물’ 등 굵직굵직한 기획물을 만들어냈다.아이작슨은 뉴미디어에도 관심이 많았다. 1990년대 초반 타임 기사를 AOL에 공급하고 1994년 웹포털 패스파인더를 출범시켰다. 패스파인더는 타임워너의 대표적인 포털로 자리잡게 됐다.아이작슨은 2001년 CNN 회장 겸 CEO로 자리를 옮겼지만 2년 동안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던 중 2003년 비영리 두뇌집단인 아스펜연구소 소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그는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명예직을 맡기도 했다. 지금은 뉴올리언스 소재 툴레인 대학, 유나이티드항공, 초당적인 국가 정책을 개발하는 싱크탱크 BPC의 이사이자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교육 연계 프로그램인 ‘터치 포 아메리카’의 회장도 맡고 있다.2007년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를 ‘미국-팔레스타인 관민 합작’ 의장에 임명하기도 했다.잡스의 전기는 그가 쓰는 네 번째 전기다. 1992년 키신저 전기에 이어 2003년 프랭클린, 2007년 아인슈타인의 전기를 집필했다. 2009년에는 ‘미국 스케치: 위대한 지도자들, 창의적인 사상가들, 그리고 허리케인의 영웅들’을 펴내기도 했다.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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