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뿔난' 주유소 사장 달래기 나선다

'가격표시판 수정·오캐이캐쉬백 사용한도 없애'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국내 1위 정유업체 SK에너지가 '뿔난' 주유소 사장님 달래기에 나섰다. 기름값 할인에 돌입한 국내 정유4사중 SK에너지가 유일하게 '선 결제 후 차감'의 카드할인방식을 택했는데, 이로 인한 혼선으로 일선 주유소 사장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는 지난 주말 일선 주유소 가격표시판 수정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휘발유, 경유 제품의 가격을 적은 숫자판 우측에 '-100'이라는 문구를 급히 추가하기로 한 것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지난 7일부터 기름값 할인에 돌입했지만, 외부 가격표시판의 가격은 그대로 둔 채 결제 후 차감 방식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다 보니 단순히 가격표시판의 가격만 보고 판단한 소비자들이 다른 정유3사 주유소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며 "주유소 사장들의 항의에 급히 가격표시판에 -100을 적어넣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에너지와 달리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판매가가 아닌 공급가를 할인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일선 주유소들은 할인분을 반영한 판매가를 가격표시판에 공개하고 있다. 반면 SK에너지는 주유소 단계(공급가)가 아닌 소비자 단계(판매가)에서 할인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가격표시판에는 할인 전 가격이 표시된다.예를 들어 가격표시판에 보통휘발유 가격이 리터(ℓ)당 1900원이라고 적혀 있다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그 가격을 그대로 받지만, SK에너지는 가격표시판에 표시된 1900원에서 100원을 할인한 1800원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SK측은 "10일 전후로 일선 주유소 가격판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며 "앞으로 SK주유소 가격표시판에 -100원이 삽입돼 가격할인에 대한 소비자 혼란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SK에너지는 비상체제에 돌입, 주유소 사장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주 SK에너지 영업팀은 현장 점검에 나섰고, 유류유통을 전담하는 SK네트웍스 직원들도 모두 일선 주유소에 투입돼 현장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 카드할인결제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는 일선 주유소들에 어려운 상황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데 발벗고 나선 것이다. 현재 각 카드사에는 유종별로 구분해 할인해주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카드할인을 적용받으려면 이달 말까지 혼선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SK는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유할인금을 적립할 수 있는 오케이캐쉬백의 사용요건도 낮췄다. 캐쉬백 포인트가 5000점 이상이어야 사용가능하다는 기존 한도를 없애고, 5000원 이하의 포인트도 바로 현금화해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카드사를 독촉하고 있지만, 카드결제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려면 적어도 이달 27~28일은 돼야할 것"이라며 "주유소 사장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말했다.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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