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정호창 기자]대성산업이 부업인 건설업에 대한 과다한 투자로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차입금 규모가 과도하게 늘었고 금융비용 부담이 커져 경영악화가 우려되고 있다.지난해 말 기준 대성산업의 부채는 1조3752억원으로 전년보다 43% 이상 증가했다. 이에따라 부채비율도 210.2%로 전년보다 100%포인트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1년새 차입금 규모가 4000억원 이상 늘어나면서 차입금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졌다. 대성산업의 총차입금 규모는 1조1254억원으로 부채의 82%에 달한다. 이 중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차입금 규모만 4576억원에 이른다.회사 측은 대부분 만기 연장(롤오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 경우에도 최근의 금리상승 기조를 고려하면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는 쪽으로 롤오버될 가능성이 커 재무건전성엔 마이너스 요인이다.장부에 반영되지 않은 우발채무 규모도 상당하다. 지난해 말 기준 대성산업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보증액은 5434억원으로 총차입금의 절반에 육박한다.대성산업의 현금창출력에 비해 차입금 및 우발채무 규모가 과도한 상황이다. 대성산업의 경우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기준 480억원에 불과하다.따라서 추진중인 건설업 프로젝트가 성공해 대규모 현금유입이 발생하지 않고는 자력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기 힘든 실정이다.문제는 대성산업이 벌여 논 건설사업의 진행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특히 건설 사업장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용인구갈 및 신도림 지역은 허가가 수년 째 지연되거나 분양이 저조해 임대로 전환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도림 사업 공사가 완료돼 투자자금의 본격적인 회수가 이뤄지기 전에는 차입금 및 부채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기 어렵다"며 대성산업의 경영악화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대성산업, '푸르메' 3600억원 지급보증 = 1일 금융감독원과 대성산업에 따르면 대성산업이 지분 30%를 보유한 푸르메주택개발이 추진하고 있는 총 2조3102억원 규모의 용인 구갈 아파트 건설 착공이 지난해 하반기에서 2013년 하반기로 2년 더 연기됐다. 용인구갈지역은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지분쪼개기'가 성행하면서 개발 사업이 표류를 거듭했던 곳이다. 현재 조합에 대한 모든 인허가가 취소됐고, 원점에서 재시작하는 상황이다.이로인해 푸르메주택개발은 2008년부터 매년 200억원에 육박하는 금융비용이 고스란히 순손실로 잡히며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220억원, 2009년 174억원, 2010년 254억원(잠정치)의 순손실이 발생했다.대성산업은 푸르메주택개발에 3600억원 채무보증을 선 상태다. 1600억원은 PF대출 보증이며, 2000억원에 대해 채무인수 및 우선매수 의무를 지고 있다.푸르메주택개발이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1304억원(2009년말 기준)이나 많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이므로, 대성산업이 우발채무를 떠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다.2년 후 공사가 시작되더라도 부담은 여전하다.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질 경우 분양 성공 가능성도 불투명한 사업장에 추가적인 사업비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신도림 지역 7800여억 투자..추가 사업비 부담 = 현재로선 신도림 디큐브시티의 성공 여부가 재무구조 개선의 관건이다. 지금까지 7800여억원이 투자됐지만 주상복합 아파트외에는 이렇다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복합 쇼핑몰을 포함하는 전체 공사의 자금 투입 규모가 분양대금보다 크기 때문이다.또 수도권 주택사업장의 부진한 분양으로 운전자금 부담도 늘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를 제외한 시설은 자체운용 혹은 임대분양을 계획하고 있어 금융비용을 포함한 사업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주상복합아파트 분양대금 4800억원 가운데 1563억원(2010년 말 현재)이 미수금이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분양이 부진한 현장에 대한 운전자금 부족과 신도림 사업에 대한 꾸준한 자금 투입 등으로 외부차입금이 늘어났지만, 신도림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이 완료됐고 기타 시설도 직접 운용할 계획이라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에너지사업 수익성 약화도 부담 = 주력사업인 에너지 사업의 실적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재정건전성 우려를 더 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가장 큰 부문(62%)를 차지하고 있는 석유가스부분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2%대의 저수익 구조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0.46%로 급감했다. 향후 대체·신재생에너지 이용이 점차 늘어 석유가스 수요가 줄어들 경우 수익성과 성장성 한계가 나타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 들어 주택시장이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업체들은 더 늘고 있다. 수도권 및 지방 미분양 미입주 물량에다 금리까지 인상돼서다. 특히 금융권이 지난해 말 신규 PF에 대해서 원칙적으로 대출을 내주지 않으면서 자금회전에 비상이 걸렸고, 추가적인 금리 인상도 전망되면서 건설사의 자금난이 악화되고 있다. 최근 진흥기업, LIG건설 등 중견건설업체의 워크아웃·법정관리 신청도 이런 이유에서다.이런 시장환경 속에서 대성산업이 어떻게 활로를 모색할 지 관련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박종렬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성산업은 지난 2008년 착공한 신도림 디큐브시티가 올해 7월말 완공되면 별도 법인화 후 투자 유치를 통해 자회사 형태(지분율 50%)로 운영할 방침"이라며 "매각 진행과정과 향후 디큐브시티의 영업실적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이규성 기자 bobos@정호창 기자 hocha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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