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정준영 인턴기자] 인터넷 게임중독에 따른 심리불안으로 절제력을 잃고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사람은 '만삭부인 살해사건'으로 지난 24일 구속기소된 백모씨만이 아니다. 28일 이정선 한나라당 의원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충청남도 천안에 살던 2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12월 대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2살 난 아들을 주먹 등으로 때린 뒤 목 졸라 살해했다. A씨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게임에 매달리며 아이 돌보는 일조차 소홀히 하던 전형적인 게임중독 환자였다. 지난해 11월에는 부산에 사는 중학생 B군이 게임중독에 걸린 자신을 나무라는 어머니를 목졸라 죽인 일도 발생했다. 개인과 가정을 파멸로 이끌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게임중독은 심한 경우 마약중독 같은 중증 뇌질환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심각한 질병이란 얘기다.
정신과 전문의인 유은정(사진) '좋은클리닉' 원장은 사람들이 게임에 중독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가정불화'와 '대화단절'을 꼽았다. 유 원장에 따르면 성인의 경우 특히 아이가 없거나 아내가 임신을 했을 때 그 책임에 대한 부담감, 부적응을 피하기 위해 게임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게임에 많이 노출돼 자연스럽게 게임 중독에 빠지는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는 가정불화 등으로 대화 상대를 잃고 비교적 접근이 쉬운 게임에 빠져든다"고 말했다. 성인은 청소년에 비해 통제가 어렵고 자신을 게임 중독으로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중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를 때까지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성인의 게임 중독은 중독 증상 자체로 발견되기 보다는 대화단절이나 불면증 등 다른 문제로 상담을 하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사례가 더 많기 때문이라고 유 원장은 설명했다. 유 원장은 "게임 중독을 치료하려면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동네 산책, 운동, 춤 등 가족이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를 갖는 게 하나의 치료법이 된다는 것이다. 함께 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면 서로를 '놀이 친구'로 여기게 되는데, 이쯤 되면 가족이 함께 게임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직접 해보지 않으면 게임에 빠져드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 원장은 "때로는 게임 중독에 빠진 가족을 혼자 있도록 내버려둬 신뢰를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성정은 기자ㆍ정준영 인턴기자 jeu성정은 기자 jeun@정준영 인턴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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