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 전자소재 약진 앞으로

전자재료 부문, 본업인 패션·직물사업 매출규모 첫 역전

전자 영업이익률 9.3%로 가장 높아그룹 내 전자 소재 부문 담당 유일..日지진 이후 비중 더 커질 듯주가도 1년사이 40%이상 약진[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패션의 명가 제일모직이 화학·전자로의 몸바꿈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분야별 매출액규모에서 전자재료부문의 매출이 처음으로 본업인 패션·직물 사업을 앞질렀다. 특히 2010년 전자소재 영업이익률은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케미컬 부분보다 높아졌다. 즉 패션·직물은 물론 케미컬 사업부문과 비교해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사업부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또한 올해 총 투자비 4700억원 가운데 30-40%를 전자사업에 쏟아 부을 전망이어서 향후 전자분야의 매출확대가 점쳐진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지난해 총매출 5조 315억 원 가운데 전자재료부문은 1조4097억원을 기록해 1조3912억원의 패션·직물사업부문의 매출액을 사상처음 역전했다. 2009년까지만 해도 패션·직물사업부문은 1조2379억원으로 1조2093억원에 그친 전자재료 사업부문보다 우위를 점유했다. 지난 2000년 제일모직의 전자재료 부분 매출액은 328억원으로 전체의 2%에 불과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전자계열사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2004년 1500억원이 넘었고 2009년 1조원을 넘어서며 패션·직물부문의 코앞까지 추적을 해 지난해 역전에 성공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에는 반도체 LCD 등의 호조에 따른 제품공급 확대로 인하여 전년 동기대비 약 1600억원 증가했다”며 “특히 반도체 공정소재(SOH 등) 공급 확대에 힘입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규모 및 이익률도 약 422억원 증가와 2.8%p의 개선했다”고 밝혔다. 전자재료 분야의 약진은 제일모직에 있어서 여러모로 득이 되고 있다. 우선 타 사업부문보다 영업 이익률이 월등히 높다. 패션이 3-5%, 화학이 4-6%대를 유지하는 것과 달리 전자재료는 9-12%대를 유지하며 제일모직의 ‘효자’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최근 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급망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적지 않은 핵심소재를 제일모직으로부터 공급받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김영우 HMC 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소재 내재화 전략의 최대 수혜주라”며 “AMOLED분야의 핵심소재를 공급은 물론 일 지진여파로 기존 반도체 및 LCD 공정소재부문의 역할도 중장기적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주가도 전자소재분야의 성장에 비례해 1년 사이 꾸준히 약진하고 있다. 1년 전 6만1500원이던 주가는 10만7500원(3월 24일종가기준)으로 40% 넘게 상승했다. 증권가에서 연말까지 12만5000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전자재료부문 성장이 제일모직의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 중 80% 이상이 삼성전자, 삼성SDI 등 전기, 전자 관련 계열사를 통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매출처(Captive User)를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과 함께 그룹 내에서 전자소재 부문 담당기업은 제일모직의 유일하다는 독보적 위상도 갖추고 있다. 또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서현씨가 제일모직 부사장을 맡고 있다는 점도 회사의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적지 않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주요 공급처인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나는 문제점도 불거진다. 삼성전자의 실적에 따라 제일모직의 실적이 널뛸 수 있다. 일례로 제일모직의 주력제품인 편광필름의 거의 대부분을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당초 922억원에서 730억원으로 21% 낮췄는데, 삼성전자의 LCD패널 및 TV완제품 수요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그러나 3분기 TV세트 시장이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빠르게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LCD사업부가 경쟁 소니, LG전자, 파나소닉 등 경쟁 IT기업들에 비해 훨씬 가동률과 이익률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한편, 제일모직은 올해 투자비로 지난해 2422억원 보다 두 배 증가한 4700억원을 책정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전자사업에 1500억원을 투자하고 화학사업과 패션사업에 각각 1000억원씩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디스플레이 재료를 비롯한 전자 재료 부품 10여개 설비 증설 및 신설에 투자비가 투입되면서 전자소재분야를 집중육성할 계획이다.이규성 기자 bobo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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