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진기자
DVD 코너에 누군가 버려(?)놓은 농구공.
물건들이 뒤엉키는 것은 이해한다. 우리는 언제나 변덕스럽고, 마트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마트는 너무 밝고 정신이 없는 데다가 수만개의 상품들이 쌓여 있는 곳이다. 먹지 않을 과일을 집어들었다가 나중에 제 자리에 돌려 놓기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사이트의 운영자는 '마트 직원의 마음을 생각해보라'고 주문한다."누군가 소고기 코너에 팝콘 봉투를 던지고 갈 수도 있죠. 그렇지만 그걸 다 치워야 하는 직원들을 생각해보세요." 게다가 누군가는 무심결에 물건을 잘못 집어갈 수도 있다. "냉동 새우를 사려고 했는데 누가 그 자리에 치킨을 놓고 가는 바람에 그걸 대신 사 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사이트가 만들어진 이유도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물건들을 아무데나 놓고 가는 무심한 사람들의 기록을 모아 들여다보며 반성하자는 것이다. 상상력을 발휘해 '이들이 왜 마음이 변했을까'를 추적하는 부분도 재미있다. 이 상상력은 때로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휴지 진열대에 놓인 맥주를 보며 "휴지로 엉덩이를 닦는 것보다 맥주로 씻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식이다.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사진을 보내 사이트에 게재할 수 있다. 우리도 한 번 메일을 보내 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한국의 마트'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김수진 기자 sj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