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없는 3D' 뚜껑 열어보니

케이디씨 작년 초라한 성적... 주가 약세장밋빛 성장전망에도 실적반영 시간 걸릴듯[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지난해 연초 주식시장을 강타했던 3D테마주. 아바타의 열풍속에 너도나도 3D를 내세우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모았다. 하지만 1년뒤 기업들의 실적이 속속 발표되면서 그 허와 실이 드러나고 있다. 3D 광풍 속에 주가 급등세를 기록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현재의 성적표가 초라하기만 하다.3D 테마주의 주가는 거품이 상당부분 빠진 상태다. 선두주자였던 케이디씨, 잘만테크와 현대아이티 등 3인방은 모두 지난해 고점 대비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잘만테크는 작년 3월 1만1000원대에서 현재(24일 종가기준) 2315원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같은 기간 케이디씨와 현대아이티의 주가 하락률도 60%를 넘어선다.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영화 '아바타'의 흥행과 이로 인한 3D 열풍, 관련 업체 대표들의 '립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한데 있다. 업계에서 기대했던 것만큼 3D 기기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빠르게 늘지 않았던 것이다. 가격은 내려도 여전히 볼 거리가 없는게 문제였다. 3D 모니터를 생산하는 코스닥 기업 잘만테크는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실적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 2009년 3D 모니터 4000대 가량을 생산했던 잘만테크는 재고처리 부담으로 인해 그 해 4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잘만테크 측은 2009년 25억원에 머물던 3D 관련 매출이 2010년에는 15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장미빛 전망을 내놨지만 작년 3분기까지 잘만테크의 3D 모니터매출은 43억원에 머물렀다. 3D 사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현재 잘만테크는 경영권 매각을 저울질하고 있다.  케이디씨정보통신 역시 초라한 성적으로 울상이다. 지난해 3분기 이 업체의 매출 및 영업이익은 165억, 11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38%, 18% 줄어들었다. 케이디씨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실적은 900억원에 조금 못 미쳐 전년대비 10% 이내 성장세를 누리는데 그쳤다.  케이디씨 측은 극장용 3D 장비의 수요 확대로 올해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 공언하고 있지만 현재 분위기로선 결코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케이디씨의 계열사인 3D 태블릿 제작사 아이스테이션 역시 작년 3분기까지 누적 135억원의 손실을 내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희망은 콘텐츠 분야다. 케이디씨 계열사인 리얼스코프는 지난 2009년 첫 매출 신고 후 지난해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3D 드라마와 3D 호러영화 등의 제작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 우회상장한 레드로버는 3D모니터 외에 '볼츠앤블립', '넛잡' 등 콘텐츠와 3D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며 올해 매출 4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대 시대를 연다는 각오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3D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데 의문을 품지 않는다. 디스플레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수량기준으로 240만대에 머물렀던 3D디스플레이 규모는 오는 2018년 1억9590만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것이 실제 3D 부품사들의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되고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 역시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강미현 기자 grob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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