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최근 코스피 지수가 2000을 넘어서며 처음 주식 계좌를 개설한 직장 초년병 A씨. 하지만 기대와 달리 왜이렇게 종목이 많은지. 그런데 바이오주가 괜찮다는 지인의 추천에 증권사에서 제공한 HTS를 열어 바이오주를 찾았다. 마침 HTS의 테마분류에 바이오주가 알기쉽게 정리 돼있었다. 그는 올커니 하고 마침 주가 흐름이 좋은 기업을 주식에 매수 주문을 냈다. 하지만 그는 정말 바이오주에 투자한 것일까. 문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코데즈컴바인측은 수자원 관련 사항이 없다고 밝혔지만 일부 증권사 HTS에는 수테마 주로 분류되고 있다.
◆투자자 편의를 위한 테마?=HTS를 운영하는 증권사들은 시장 이슈에 대해 공통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을 모아 테마주로 분류한다. 테마 투자가 흔한 코스닥시장에서는 이같은 테마주 편입에 따라 종목의 주가가 급등락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일부 증권사 HTS에는 사업영역과 실적과는 관련없는 테마주 편입도 흔하다는게 엄연한 현실이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디미디어는 일부 증권사에서 바이오관련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이프렌드 플러스'와 미레에셋증권 '맵스플러스', 키움증권 '영웅문'에서는 케이디미디어가 바이오시밀러 관련주나 암진단 관련 테마주로 묶여있다. HTS에 바이오주류 분류되며 이 회사의 주가는 바이오주와 같은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의 바이오산업관련 사업 계획이 이슈화 될때마다 케이디미디어의 주가도 급등락을 거듭했다. 지난 2008년 1월 초 4000원선이던 주가는 3개월 후 1만500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급등했던 주가는 바로 급락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지난해 5월에는 2000원 초반이던 주가가 8월 중 9450원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급등세는 오래가지 못했고 주가는 현재까지 3000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DVD와 특수인쇄사업이 본업인 회사가 왜 바이오주일까. 케이디미디어는 지난 2004년부터 암진단용 디지털 바이오 디스크(DBD)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와 관련된 매출은 미미하기 그지 없다. 지난 2008년 삼성전자와 DBD공급계약을 한 것 역시 연구용 샘플일뿐 본격적인 제품공급이 아니었다. 당연이 매출실적도 저조했다. 3년이 지났지만 이회사의 주력사업은 여전히 디스크와 특수인쇄 사업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90%이상을 차지했다.회사측도 의아해한다. 케이디미디어 관계자는 "회사차원에서 최근 바이오 사업을 언급한 적이 없다"며 "각 증권서비스에서 바이오사업 테마주로 엮인 것에 대한 이유는 우리도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패션기업 코데즈컴바인도 한국투자증권 '이프렌드'와 키움증권 '영웅문'에서는 수자원 관련주로 편입돼있다. 의류패션사업과 문구도소매 사업부문만 갖추고 있는 기업이 난데없는 수자원 관련사업 테마로 묶인 것이다. 코데즈컴바인측은 "HTS에서 수자원 관련 테마로 묶인 것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다"라며 "지난 2008년 합병한 디앤에코가 자원관련 사업을 진행하기는 했지만 인수 과정에서 모두 정리했고 그후로 계속 패션 사업에만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일단 묶고 보는 증권사=증권사에서는 특정 이슈에 대해 공통적인 주가급등락을 보이는 종목들을 모아 특징주로 엮기 때문에 자세한 사업 내용이나 실적을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A증권사 관계자는 HTS내 테마주 선정에 대해 "리서치센터에서 특정 이슈에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을 모아 비정기적으로 선정한다"며 "물론 논리적·사업적으로 타당성이 약한 테마주도 있지만 증권시장에서는 엄현히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시황을 보여주는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B증권사에서는 "회사의 리서치센터와 외부평가업체의 분석자료를 이용해 테마주를 구분한다"며 "HTS의 테마주 서비스는 특정이슈에 매수의견을 제시하는것이 아니라 주가 급등락을 보이는 종목에 주의하라는 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한편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가 급변하는 특정종목에 대해서는 이슈에만 따라 묻지마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조회공시요구나 사업실적을 판단해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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