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예비비로 양화대교 공사 재개하겠다' (종합)

예비비로 선(先) 집행후 시의회 사후승인 받기로저소득층 급식과 함께 긴급구호차원에서 오시장 정치적 결단 내려[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서울시가 시의회와 갈등을 빚으면서 중단했던 양화대교 구조개선 사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5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와 양화대교 공사 재개를 논의했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양화대교 공사는 시의회가 반대해도 조속히 재개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서해뱃길 사업의 하나인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는 35~42m 간격의 교각 4개를 112m 간격의 교각 2개로 바꾸고 그 위에 아치를 세우는 사업이다. 교각 사이 폭을 넓혀 유람선이나 선박이 다닐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해 263억원을 들여 공사를 진행했고 올해 182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연말에 완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가 올해 예산심의 과정에서 양화대교 사업비 182억원을 전액 삭감해 양화대교 구조개선공사는 사실상 중단됐다. 이로 인해 동북아 수상관광 중심지 및 세계 일류도시의 기회 상실과 시민 안전문제, 60억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지적이다.서울시는 양화대교 공사 재개를 위한 비용을 일단은 예비비로 선집행한 후 시의회의 사후 승인을 받을 방침이다. 언제 대규모 대형사고가 일어날지 모른다는 우려로 시장이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오 시장은 "공사를 절반만 재개하고 나머지는 남겨두라는 주장은 시의회의 굴절된 사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예비비로 공사를 100% 마무리해 S자형 도로를 달리는 일일 14만4000대의 안전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시의회와 교육청이 1~4학년 전면무상급식을 위해 전액 삭감한 5~6학년 저소득층 급식 예산 중 서울시 지원분인 42억원을 애초 계획대로 지원하기로 했다. 42억원은 저소득층 하위 총 16% 중에서 서울시가 교육청이 지원하는 11%의 예산에 추가로 지원하는 5%에 대한 예산이다. 이 예산은 초등학교 5~6학년의 5%, 즉 9000여명의 저소득층 학생들의 급식을 지원할 수 있는 규모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저소득층 급식의 경우에도 양화대교 재개사업과 함께 긴급재난 구호사업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시의회의 의결권을 최대한 존중해서 긴급구호 범위를 최소화했으며 저소득층에 대한 의무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란 게 서울시 설명이다. 오 시장은 "주민투표는 법이 보장한 직접민주주의 제도장치로 적절히 활용한다면 대의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합리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현재 상황을 주민투표를 통한 정책회복으로 치유될 수 있도록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무차별적 전면무상급식'이냐 '소득수준을 고려한 점진적 무상급식이냐'라는 갈등이 주민이 직접 선택한 정책을 통해 사회적 합의로 도달하는 과정에서 새 역사와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한편 서울시는 기존 계획보다 3~4개월 정도 지연되서 내년 3월까지 상·하공사를 모두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류측 4차선 공사는 이달 중에 재개되며 상류측은 연말에 거치를 시작해서 'S자도로'가 된 양화대교를 정상화할 예정이다.다음은 오시장과의 일문일답.- 양화대교 공사 재개를 위해 예비비를 사용하게 된 배경은?▲ 불법 증액된 예산과 비목이 신설된 예산은 원천무효다. 따라서 예비비로 집행한다.- 시의회와 협상은 어느 정도 진전됐나? ▲ 양화대교 사업을 포함한 서해뱃길 사업에 대해 왜 살려야 하는지 배경까지 덧붙여 말했으나 시의회에서 예술섬, 어르신예산 등에 보복성 삭감을 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측면지원을 하는 외교예산을 전혀 논의 없이 깎아 버렸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일괄타결 불가피한데 아직까지는 일괄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17일 시의회 개회하면 등회할 예정인가?▲ 시의회 출석과 시정질문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상대적으로 중요치 않다. 물밑협상이 중요하다. 오늘 이 순간 이후에도 협상의 물꼬는 열어놓고 물밑협상은 한다. 지난주에는 상임위원단과, 어제는 의장과 회동이 있었다. 실제로 시의회와 공감대가 형성될 여지가 있는 게 과거에 비해 강경파 입지가 좁아지고 협상파 입지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이라도 시의회와 일괄타결이 된다면 시의회 참석은 종속적인 것이다.- 주민투표 제안 관련해서 민주당은 중앙당 차원에서 접근하는데 한나라당은 서울시만의 입장이라는 듯하다. 대선을 위한 행보라는 의견도 있다. 어떠한가?▲ 이미 서울시 당차원에서 주민투표가 원활하게 이뤄지게 하자는 합의가 있었다. 이것 이상으로 중앙당 차원에서의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치는 않다. 국회의원이 서명에 참여하는 것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협상이 된 부분과 안 된 부분이 무엇인가? 어떤 가능성을 보고 협상하 고 있는지? ▲ 협상과정에서 논의 내용이 공개되면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역기능이 발생할 수도 있다. 성과가 있으면 공개하겠다.정선은 기자 dmsdlun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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